목록사는 이야기 (489)
독립출판 무간
하이다구와이는 캐나다 서쪽 해안의 북위 52도에서 54도에 걸쳐 남북으로 길게 뻗은 쐐기 모양의 군도를 일컫는다. 영어명은 퀸 셜롯 제도다. 난류로 인해 위도에 비해 기후가 온난하며, 풍부한 비는 전나무, 삼나무 등의 거목으로 이루어진 온대 우림을 만들었다. 원주민인 하이다족은 이..
슬로라이프를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빠빠라기>라는 책은 가장 좋은 교과서가 될 수 있다. 20세기 초, 사모아 근처 티아비아 섬의 촌장인 투이아비가 처음 방문한 유럽에 대해서, 그리고 그 곳에 사는 빠빠라기(문명인)에 관해서, 섬에 사는 자신의 동포들에게 들려 준 이야기를 모아놓..
독일의 문명 비평가이자 환경운동가인 볼프강 작스는 대부분의 현대인이 '속도병'에 감염되어 있다고 한다. 어째서 이러한 병이 만연하는 것일까? 경제성장만을 우선하는 세계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의 세계에서는 가속이 성장을 채찍질하고, 성장은 가속을 더욱 촉진시킨다. 실제..
내가 2년 전에 죽은 모호크족의 장로인 월터 데비드의 무덤을 찾았을 때의 일이다. 그의 양아들인 존 쿠리가 마중을 나와 주었다. 내가 묘지를 늦게 찾은 것에 대해 사과하자, 그는 J.R.톨킨의 <반지의 제왕> 가운데 한 토막을 들려 주었다. 마법사가 지각한 데 대한 책망을 듣자 이렇게..
시간은 이 세계의 어디서든 언제든 일정하고 균질하다고 우리는 믿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식과는 달리 코끼리에게는 코끼리의 시간, 개에게는 개의 시간, 쥐에게는 쥐의 시간이라는 식으로, 몸의 크기에 따라서 서로 다른 신체시간이 있다는 것을 동물 생리학자인 모토카와 다쓰오는 ..
우리들의 새로운 세기는 테러와 전쟁이라는 폭력의 연쇄로 시작됐다. 경제학자인 E.F.슈마허는 30년도 더 전에 오늘날 진행되는 '대 테러전쟁'을 예언이라도 하듯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무시무시한 기계나 병기를 생산하는 일이 인간이 지닌 창조력의 이용이라고 여겨지는 한, 테러 행위를..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라는 두 가지 문제가 오늘날 사람들에게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매년 최저 기록을 경신해 가고 있는 출산율은 일본의 경우 2002년 1.32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출산 의욕 저하를 초래하는 가장 큰 요인은 육아와 교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라..
이러한 성장과 생산성을 축으로 하는 사회에서는 이미 생산적인 시기가 지나버린 늙음은 쇠약의 프로세스로 여겨지며, 노약, 노추, 노쇠와 같은 말의 이미지가 보여 주듯이 부정적이고 퇴행적이며, 가능하면 멀리하고 싶은 것, 회피하고 싶은 것으로 여겨진다. 와시다에 따르면, 이렇게 '..
우리는 커다란 고민거리를 안고 있다. 여기서 우리란 이른바 선진국의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을 말한다. 그리고 우리의 고민이란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그거야 뭐, '앞서 가는' 나라, '앞서 가는' 도시에서 산다는 특권을 누리기 위한 대가라 여기며, 우리는 이 문제를 깊이 생각하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