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생각 (86)
독립출판 무간
"늦게 연락드려 죄송합니다", "자꾸 연락 드려 미안합니다" 등 세상은 사과와 변명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이와 같은 사과의 말에 대해 "알긴 아는군요. 안 그래도 바쁜데!"라고 그대로 얘기하면 큰일이다. 사과한 상대는 즉시 안색이 변할 것이다. 사과를 하면 상대는 예의상 일단 받아들이..
우리의 일상에는 변명을 해야할 일들이 많다. 예를 들어, 가족, 친구, 연인을 위해 솜씨를 다해 요리를 만들었다고 치자. 음식을 다 만든 뒤에 맛을 보았더니 조금 싱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때 미각을 통해 입력된 싱겁다는 자극에 휘둘린 나머지 불안하고 초조해지면, 생각이 혼란스러..
모든 변명이 해로운 것은 아니다. 때와 장소에 맞게 변명을 하면 상대의 정신적인 부담을 덜어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만나기로 한 시간에 5분 정도 늦었을 때에는 무턱대고 변명하지 말고, "좀 늦었습니다"라고 미안한 표정으로 말을 건네는 게 더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상대가 화를 ..
마음을 통제하는 것은 불교의 출발점이자 마지막 목표이다. 이것은 마음 속에서 순간적으로 타오르는 분노, 탐욕, 어리석음이라는 번뇌에 지지 않고, 오히려 그것들을 다스리는 단계이다. 불교에서는 이런 번뇌 에너지를 억제하기 위해 10가지 계율을 정하고 있다. 세속인들이 지켜야 하..
'불망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자꾸 원래와 다르게 사실을 말하다 보면, 마음은 바르지 않은 정보를 바른 정보 위에 덧쓰게 된다. 사실과 거짓이라는 서로 반대되는 정보가 마음에 새겨지면 정보처리 능력이 떨어지고, 장기적으로는 기억들 사이의 연결이 혼란스러워진다. 자기..
말하는 것에 대한 4가지 규율 중에서 '불기어'는 다른 3가지에 비해 좀 어려운 듯하다. '기어'라는 것은 모든 쓸데없는 이야기를 가리킨다. 말을 많이 하는 것에서부터 어떤 욕심 때문에 필요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게다가, 이런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도록 다른 사람..
정말로 감사할 일이 있을 때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는 것은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에게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고맙다고 생각하지도 않으면서 고맙다, 감사하다고 하는 것은 피곤한 일일 뿐..
불교경전을 아무리 뒤져봐도 붓다가 제자들에게 '고맙다'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장면이 없다. 마찬가지로 사과를 한다거나 하는 모습도 찾아볼 수 없다. 대신에 "...는 아주 잘하고 있다"든가 "훌륭하다"라고 긍정적으로 말하는 모습만 보인다. 제자들도 붓다에게 감사하는 장면이 없..
흔히 단전으로 호흡을 한다든가, 심호흡으로 마음을 가라앉히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호흡하는 방법이 아니다. 나는 좌선이나 명상을 가르칠 때에도 호흡법을 다루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방법이 아니라 한 곳에 의식을 집중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신이 어떻게 호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