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무간
자기를 위한 변명은 상대의 고통을 증가시킨다! 본문
우리의 일상에는 변명을 해야할 일들이 많다. 예를 들어, 가족, 친구, 연인을 위해 솜씨를 다해 요리를 만들었다고 치자. 음식을 다 만든 뒤에 맛을 보았더니 조금 싱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때 미각을 통해 입력된 싱겁다는 자극에 휘둘린 나머지 불안하고 초조해지면, 생각이 혼란스러워져 반사적으로 쓸데없는 말을 하게 된다.
"오늘 요리, 간 보는 것을 깜박했어요. 맛이 조금 싱거울지 몰라요. 미안해요, 오늘 좀 바빠서 허둥지둥했어요."
이런 말 뒤에 숨겨진 메시지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차분히 간을 좀 봤더라면 훨씬 맛있었을 텐데... 천전히 시간을 들여 요리할 수 있었다면 아무런 문제도 없었을 텐데...'
아무래도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과 관련된 독백을 들려주고 싶은 것이다. 그래도 이 정도 변명이라면 아직 들어줄 만하고, 어딘지 귀여운 구석도 있다.
하지만 한번 변명을 시작하면 변명할 때마다 발생하는 자극이 습관이 되어 같은 말을 자꾸 되풀이하게 된다. 먹는 사람이 새로운 접시에 손을 댈 때마다 "맛이 좀 싱겁지? 오늘 요린 실패야"하고 말하는 것이다. 음식을 먹으면서 이런 변명을 들어야 하는 사람은 "아니, 괜찮아. 그렇게 싱겁지 않아" 혹은 "응, 그래도 맛있어"라는 등 일일이 대꾸를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 피곤하게 된다. 결국 요리를 먹는 사람에게까지 부담을 지우게 되는 것이다. 그나마 상대가 음식이 맛있다고 느끼는 경우에는 그다지 고통스럽지는 않겠지만, 정말 맛이 너무 싱겁다고 생각하는 경우라면, 매번 "아니, 그다지 싱겁지 않아"라고 거짓말을 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무언가 거짓말을 해서라도 적절히 대꾸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괴롭고, 변명하는 자신도 핑계를 늘어놓을 때마다 괴로운 기분이 든다. 그런데 왜 우리는 굳이 기회만 있으면 변명을 하려드는 것일까.
변명이 고질적인 습관이 된 이유는 그것이 주로 괴로운 자극에 마음이 중독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음은 괴로운 자극과 불쾌한 자극을 받을 때 두근거리는 느낌을 '기분 좋다'로 착각해 버리고, 정말 불쾌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쾌락으로 바꾸어 받아들인다. 이처럼 마음은 변명이 주는 단기적인 기분 좋음에 속아 점점 더 많은 변명을 되풀이하며 계속해서 자극을 추구하는 것이다.
싱거운 맛에 대해 변명을 되풀이한다고 해서 '이 사람은 사실은 요리를 잘하는데'라고 생각해줄 리도 없고, 서로가 괴롭기만 하다. 그런 고통이 주는 자극을 뇌가 즐거움으로 착각하고, '자극이 있어 기분이 좋아'라고 정보를 왜곡해 받아들이는 일을 되풀이한다. 이제 정보 왜곡의 악순환과 그로 인해 되풀이되는 번뇌의 구조를 간파하고, 변명을 주위에 기관총을 발사하듯이 난사하는 것을 그만두어야 한다.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유윤한 옮김, 생각 버리기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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