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사는 이야기 (489)
독립출판 무간
곤란에 처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은 좋은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약해진 상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지 않는 경우도 있고, 자기 할 말을 하느라 정신없는 경우도 있다. 사람은 누구든 그 내면 속에 상대를 이기고 싶다, 인정받고 싶다..
성실하게 다른 사람을 배려한다는 것은 적극적으로 상대에게 무언가를 해 준다든가 걱정해 준다든가 하면서 끈적하게 들러붙는 것이 아니가. 나는 친절을 베풀려는 의도였다 해도 내면에서 들끓는 번뇌 때문에 상대에게 쓸데없는 참견이 될 수도 있다. 좋은 나, 친절한 나로 보이려고 만..
다른 사람을 배려하려면 그의 고통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미 앞에서 말했다. 하지만, 자신이 다른 사람의 일로 괴로워하고 있는 것 같다면, 그것은 친절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번뇌의 자극으로 인한 것이다. 예를 들어, 친척이 죽었을 때 계속 슬퍼하며 우는 것은 죽은 사람이 그리워..
불교에는 '선우'란 말이 있다. 친구 중에서도 서로의 마음을 성장시키는 둘도 없는 친구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말에는 모든 사람과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박애주의적, 위선적인 뉘앙스가 없다. 오히려 서로를 타락시키는 관계, 서로의 번뇌를 증가시키는 관계, 자신의 등급을 낮추는 ..
자기 마음을 잘 관찰한 뒤에 비뚤어지고 약한 부분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때나 설득할 때 의외로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런데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털어놓으며 자신을 지배하는 번뇌까지 보여주는 것이 상대에게 항복하는 것은 아닐까? 마치 고양이나..
트윈베드에 누워있는 100세 노인이 숨이 끊어져가는 96세 아내의 손을 꼭 잡은 채, 애정어린 눈빛을 보내고 있다. 마침, 노인이 덮고 있는 담요에는 'I LOVE YOU'라고 씌여져 있다. 평생 사랑했던 아내를 떠나보내는 작별인사로 이보다 더 진심어린 표현은 없을 터. '백년해로'란 말로는 표현이..
평화의 반대 개념은 갈등, 불화, 투쟁, 전쟁이다. 도대체 왜 이런 것들이 생기는 것일까? 하나는 서로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서로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이 싸우는 것은 '너는 너고, 나는 나다'라는 식으로 서로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싸우는 셈이..
그렇다면, 모든 존재는 서로 같은 것일까, 서로 다른 것일까? 존재는 총체적 하나일까, 아니면 낱낱이 독립된 개별적 존재일까? 불교에서는 이 질문에 대해 불일불이라고 대답한다. 같은 것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니라는 뜻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당연히 혼란스러워한다. 같..
전지구의 차원에서 볼 때 가장 큰 문제는 환경문제이다. 환경문제를 이야기하려면 먼저 생각해 보아야할 것이 있다. 흔히 사람들은 '잘 산다'라는 표현을 쓰는데, 그 말을 할 때의 기준은 과연 무엇인가? '이 나라는 저 나라보다 잘 산다.' '이 사람은 저 사람보다 잘 산다.' '요즘은 옛날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