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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평화롭지 못한가...

독립출판 무간 2016. 9. 5. 13:31

평화의 반대 개념은 갈등, 불화, 투쟁, 전쟁이다. 도대체 왜 이런 것들이 생기는 것일까? 하나는 서로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서로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이 싸우는 것은 '너는 너고, 나는 나다'라는 식으로 서로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싸우는 셈이다. 남북한이 싸우는 것은 '우리는 한민족이 하나가 되어야 하는데 너는 왜 딴 살림을 차리느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싸우는 것이다. '모든 존재는 각각 다르다'라고 보는 사고방식, '모든 것은 하나로 같다'라고 보는 사고방식, 이 두 가지의 사고방식이 공존하고 있다.

 

'우리는 서로 아무 관계가 없는 개별적 존재이다. 그러므로 내가 살려면 너를 죽여야 하고, 내가 이기려면 너는 져야 한다. 내가 이익을 보기 위해서는 네가 손해를 봐야한다'라는 생각은 개개인을 서로 다른 별개의 존재라고 인식할 때 갖게 되는 관점인데,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사회는 각자 다른 개인이 모여 서로 경쟁하는 울타리가 되기 때문에 홉스의 말대로 사회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장소이다. 내가 다른 이를 짓밟고 올라서는 것이 합리화된다. 이것을 두고 양육강식, 적자생존이라고 말하며, 흔히들 이것이 세상의 원리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삶의 태도는 모든 관계를 경쟁의 관계로 만들고, 사람들로 하여금 승리만을 목표로 삼게 한다. 그래서 갈등과 투쟁을 불러 일으킨다.

 

이와 정반대인 사고방식이 '우리는 다 하나로서 같다'라는 것이다. '부부는 일심동체이다. 그런데 너는 왜 나를 두고 다른 사람을 쳐다보는가? 너는 왜 나와 다른 짓을 하는가? 너는 왜 나와 다른 마음을 먹는가? 너는 왜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가?'라는 식으로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채, 자기 식대로 하나되는 이 관점 역시 필연적으로 갈등과 투쟁을 낳을 수밖에 없다. 또 하나의 극단인 것이다.

 

(법륜 지음, 마음의 평화, 자비의 사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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