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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복하는 사람이 열쇠를 쥔다!

독립출판 무간 2016. 9. 5. 14:29

자기 마음을 잘 관찰한 뒤에 비뚤어지고 약한 부분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때나 설득할 때 의외로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런데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털어놓으며 자신을 지배하는 번뇌까지 보여주는 것이 상대에게 항복하는 것은 아닐까? 마치 고양이나 개가 배를 내놓고 드러눕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막상 상대가 이런 식으로 항복하고 나오면 자기 고집을 부리기 어려운 법이다. 누구든 자신이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고 또 자신의 주가를 떨어뜨리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런 생각이 '무참'의 번뇌와 '만'의 프라이드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약한 면을 스스로 인정하고, 게다가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자기를 조정하고 있는 흑막 뒤의 세계를 잘 분석하고, 거짓 없이 모두 털어 놓을 수 있게 되면 그 효과는 상당히 크다.

 

앞에서도 거듭 이야기했듯이, 자신의 마음을 잘 관찰하면 번뇌를 쉽게 조절할 수 있다. 자신의 참모습을 알았기 때문에 변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걷는 자세가 흐트러졌다는 것을 알면 그 자세가 바뀐다. 이야기 방법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면 그 방법이 바뀐다. 마음이 비뚤어졌다는 것을 알면 마음가짐이 바뀐다.

사람은 '앗!'하고 알아차리고 인지함으로써 강인하게 성장한다. 하지만 우리가 번뇌를 인지했다고 해서 모두 조절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싫은 일에 대해선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고 모른 척하려고 한다.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보지 않으려는 것이다. 이것이 곧 '업', 카르마의 구조이다. 우리는 그런 업에 이끌리지 말아 자신이 인정하고 싶지 않은 싫은 부분도 잘 인지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것까지 상대에게 털어놔 보자. 아마 이런 과정을 통해 항복하는 용기가 생겨날 것이다. 누구든 상대를 이기고 싶어하므로, 항복하면 왠지 지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오히려 먼저 항복한 사람이 열쇠를 쥘 수 있다. 이것은 바로 서로 속이며 엉클어졌던 관계를 다시 시작하게 해 주는 열쇠이다. 이 열쇠를 쥔 사람은 우선 '다른 사람에게 지고 싶지 않다' 혹은 '자신의 비뚤어진 마음을 보고 싶지도 보여주고 싶지도 않다'는 프라이드를 버리게 된다.

 

부모자식 간이든, 사제지간이든, 연인 사이든, 동료 사이든 계율을 지켜 마음을 다스릴 때 서로에게 진정한 상대가 될 수 있는 법이다. 그리고 이것은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상대를 성장시키는 일로 연결된다.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유윤한 옮김, 생각 버리기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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