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무간
'받아 들여지고 싶다'는 욕구가 고통을 부른다! 본문
앞에서 얘기했듯이, 십선계에는 불기어 즉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가 포함되어 있다. 쓸데없는 이야기란 상대에게 별로 의미가 없는 이야기, 예의상 미소를 띄며 맞장구를 쳐야 되는 이야기이다. 현대인은 이런 이야기를 점점 더 많이 들어야 되는 입장에 놓여 있다. 물론 이런 이야기들도 사교적으로 도움이 될 때가 있지만 이런 이야기만 하다보면 의미 있는 이야기나 생산성 있는 행동을 할 틈이 없어진다. 따라서 이런 이야기를 아예 안 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30프로만 줄이려고 노력해도 좋을 것이다.
이런 쓸데없는 이야기의 배경에는 '상대에게 받아들여지고 싶다', '상대가 나를 싫어하면 안 된다'라는 '만'이라는 욕망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싶다는 욕구가 돈을 버는 것과 크게 연결되는 듯 하다. 휴대전화와 전자 메일도 그렇고, 인터넷 상의 블로그와 커뮤니티 활동도 인기를 끌고 있다. 웹로그라고도 하는 블로그는 본래 인터넷 사이트의 칼럼이나 뉴스를 인용하고 인용처를 밝히는 것이었다. 그런데 블로그를 손쉽게 작성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나타나면서 누구든 자신만의 블로그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요즈음에는 블로그에 일기를 쓰는 사람도 많고 사진 같은 것을 올려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로 삼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의 정부 통계자료에 의하면 인터넷 상에 공개된 블로그들 중에서 한 달에 한 번 이상 기사가 갱신되는 경우는 전체의 20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블로그를 만들기는 했는데 새로운 글을 올리지 못하고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이다.
다른 사람들이 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블로그를 시작했기 때문에 막상 자신이 올린 일기에 댓글이 붙지 않거나 블로그에 대한 칭찬을 듣지 못하면 쓸쓸하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하다. 괜히 블로그를 만들어 자존심에 상처 입은 것 같기도 하다. 이처럼 블로글로 인해 오히려 번뇌를 키울 수도 있음을 항상 자각해야 한다.
자신의 일기를 공개해 놓고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다' 혹은 '내 일을 알리고 싶다'라는 욕구가 생기면 그 욕구가 충족될 때까지 괴로움이 따라다닌다. 그러다가 자신이 올린 글에 댓글이 다섯 건이나 붙는 날에는 기분이 좋아지곧 한다. 그것은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로 인한 괴로움이 일순간 사라져 얻게 된 쾌락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쾌락도 영원한 것은 아니다. 곧 '이번에도 좋은 글을 올려야 하는데 아이디어가 떠오르질 않아. 계속 잘 쓸 수 있을까...?'하는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앞으론 다섯 건보다 더 많은 댓글이 달렸으면 좋겠다는 새로운 욕망이 생기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쾌락에 대한 착각이다. 처음에 10포인트의 불안과 괴로움을 비쳐 쓴 글을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주면 그 만큼의 괴로움이 사라진다. 그런데 사람들은 보통 이것을 순수한 쾌락으로 느낀다. 이렇게 되면 마음은 무의식적으로 불안과 괴로움은 좋은 것이라고 착각해 버린다. 이것은 '좀 더 괴로우면 좀 더 큰 쾌락을 맛볼 수 있으니 좀 더 고생하자!'라고 스스로 세뇌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스스로 '고통 =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는 과정이기도 하다.
만일 블로그에 좋은 글을 올리기 위해 30포인트의 불안과 괴로움을 바쳤다면 그런 고통이 30포인트만큼 사라져야만 마음은 30포인트의 쾌락을 맛보았다고 착각할 것이다. 어느새 10포인트에 만족하지 못하고 30포인트를 추구하게 된 것이고, 이 과정에서 괴로움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그래서 언제나 좋은 콘텐츠를 갱신해 모두에게 인정받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늘 시달리다가 이것이 너무 커져 견딜 수 없게 되면 결국 블로그를 포기하고 돌보지 않게 된다.
요즈음 페이스북 등과 같은 SNS가 유행하고 있다. 이것은 온라인에서 서로 승인한 사람들에게만 자신의 미니홈페이지를 볼 수 있게 하는 서비스이다. 친구의 친구와도 친해질 수 있고, 서로의 미니홈페이지를 방문하며 그 관계를 유지해나갈 수 있다.
그런데 SNS의 가장 좋은 점은 블로그 만큼 재미있지 않다도 된다느 것 아닐까? SNS에서는 별로 재미있지 않은 기사와 일기를 올려도 일촌으로 등록되어 있는 친구들이 보아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방문이력을 보면 친구가 내 홈페이지의 글을 잘 읽고 있는지 혹은 댓글을 달았는지도 금방 알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은 이런 것들을 통해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져서' 행복하다는 환상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이런 이유 때문인지 SNS에 참가하는 사람의 수가 최근 몇 년 사이에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SNS에서 친구를 얻기 위해 암암리에 맺어진 교환조건이 있다면 서로 간에 일기를 읽어주고 댓글을 달아줘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등록된 친구가 많으면 많을수록 부담도 증가하게 된다. 자신의 일기를 쓰는 것은 물론이고 친구의 일기를 잘 읽고 댓글까지 달아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친구의 글이 별로 재미가 없어도 대부분은 자신의 기분을 속이는 거짓말로 댓글을 달게 되고 그만큼 괴로움도 증가한다.
친구가 자기를 싫어할까봐 그러는 것도 있지만 자신이 타인의 행동에 관심이 없는 차가운 사람이나 거짓으로 흥미 있는 척하는 혐오스러운 사람이 아니라고 믿기 때문이기도 하다. 스스로 자신의 참 모습을 보려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코이케류노스케 지음/유윤한 옮김, 생각 버리기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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