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무간
스스로의 표정을 확인하면서 긴장을 없앤 부드러운 미소를 떠올려 보자! 본문
사람의 표정은 대부분 번뇌 때문에 움직인다. 특히, 웃는 얼굴은 종종 무언가를 속이거나 대충 얼버무릴 때 이용된다. 일이 잘 돌아가지 않거나 곤란에 처할 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웃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를 나눌 때 잘 되지 않으면 난처한 웃음을 짓는 사람이 많다. 이 때는 웃고 있는 그 순간마저 너무 긴장해 있기 때문에 아주 피곤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억지로 꾸며낸 미소는 스스로를 속이는 무지라는 번뇌에서 나온 것이다. "괜찮아"라고 스스로 중얼거려 보지만, 표정과 마음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강한 스트레스가 생긴다.
항상 자신의 표정을 의식하려고 노력하면 얼굴이 이상하게 경직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 때문에 괴로움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지금 고통이라는 자극이 조정하는 억지웃음을 짓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면, 경직된 딱딱한 미소를 재빨리 거둬들일 수 있다.
반대로, 지금 내 앞에 있는 상대방이 부자연스럽고 경련이 이는 듯한 표정으로 미소짓고 있다면 그 배경에는 반드시 긴장이 있고, 그런 고통 때문에 반사적으로 가식적인 미소를 짓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상대가 겉치레로 하는 말에 영향 받지 않고 여유로운 태도로 임할 수 있다.
웃는다는 것은 마음에 강한 자극이 된다. 특히, 크게 웃을 때 우리 마음은 아주 흥분된다. TV 코미디 프로그램이 인기 있는 이유는 현실에서 받는 강한 스트레스를 보다 강한 자극으로 잊어보려는 잠재적인 희망 때문이다. 나도 예전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던 시절에는 코미티 프로그램을 좋아했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들은 다음 3가지 독 중 하나로 만들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1. 다른 사람의 실패를 비웃는 우월감('만'이라는 욕망)에 의해 웃는다.
2. 갑작스레 허를 찌르는 공격성(분노)에 대한 감정이입 때문에 웃는다.
3. 부조리한 말과 몸짓에 이해 생기는 혼란(무지, 어리석음) 때문에 웃는다.
즉, 멍하니 화면을 보고 있으면 분노, 탐욕, 어리석음이란 업을 마음에 새기는 결과를 낳게 된다. 게다가 TV에서는 '여기가 웃음 포인트니 지금 웃어야 한다!'는 명령을 하듯이 가짜 웃음소리를 흘려보내거나 화면에 자막을 띄우거나 한다. 이것은 '모두 웃으니 나도 웃어야 한다'는 공포에 가까운 압박감을 준다고 볼 수 있다.
진심으로 즐겁게, 그리고 온화하게 웃는 것은 좋다. 하지만 비웃는 것은 다른 사람을 공격해 분노를 웃음으로 바꾸는 것이다. 누군가를 비웃고 있는 사람을 잘 관찰해 보면, 얼굴이 굳어 있고 웃음소리도 지나치게 높거나 괴상하다.
사람들이 누군가를 놀리며 웃고 있을 때 한 발 물러서서 그들의 표정을 관찰해 보자. '이 사람들은 지금 이런 번뇌로 조소하고 있구나'라고 그들의 고통을 이해할 자비심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무조건 그들이 나쁘다고 화를 내거나 억지웃음을 지으며 동조하는 대신에 온화하고 엷은 미소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자신과 상대의 표정을 잘 관찰하면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여유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온화한 미소를 짓게 된다. 만일, 자신이 억지 미소를 짓거나 괴상한 목소리로 크게 웃고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 보다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미소를 짓도록 해 보자. 입꼬리를 조금 올리고 온화하게 미소 짓는 정도라면 좋을 것이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큰 자극에 휘둘리는 버릇을 고쳐야 한다. 다른 사람을 무시하며 비웃는 것은 그 사람을 공격하는 것이다. 자신의 실패를 스스로 비웃는 것은 자기를 공격하는 것이다. 꼭 성공하고 싶은 일인데도 잘 되지 않으면 어느새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무시하는 자신'과 '무시당하는 자신'으로 자아가 분열된다. 자신의 실패를 후회하고 그런 모습이 싫다고 느껴지는 순간, '무시하는 자신'의 힘이 '무시당하는 자신'의 힘보다 훨씬 세진다. 이렇게 되면 실패를 비웃을 수 있는 머리 좋고 능력 있는 자신이고 싶은 번뇌에 휘둘리게 된다.
이처럼 대부분의 웃음에는 현실을 잊어버리고 무지라는 망상을 키우는 성질이 있다. 그와 함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속이고 무시하는 생각의 잡음이 증식해 가는 것에 주의하자.
스스로의 표정을 확인하면서 긴장을 없앤 부드러운 미소를 떠올려 보자. 그것이 억지로 꾸며낸 미소가 되지 않으려면 탐욕과 분노의 번뇌를 가라앉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유윤한 옮김, 생각 버리기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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