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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이야기

우리밥과 반찬들 : 뽀빠이와 시금치나물

독립출판 무간 2016. 8. 24. 16:46

 

만화영화 '뽀빠이'에 나오는 주인공 뽀빠이는 평소에는 별로 힘을 못 쓰는 뱃사람으로 나옵니다. 그런데 사랑하는 여자 친구 올리브가 못되고 힘만 센 부르터스에게 괴롭힘을 당할 땐 가만 있지 않습니다. 뽀빠이는 부르터스와 싸우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시금치 통조림을 하나 따서 먹는 일입니다. 그러면 갑자기 알통이 튀어나오고 힘이 솟아올라 부르터스를 혼내 줄 수 있습니다.

 

시금치는 무척 좋은 식품입니다. 비타민 등 어린이 성장에 꼭 필요한 성분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린이들은 이상하게도 몸에 좋은 시금치를 잘 안 먹습니다. 그래서 어머니들은 어린이들에게 이 만화를 보여 주면서 뽀빠이처럼 힘을 내려면 시금치를 먹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아마 여러분의 엄마 아빠도 어릴 적에 이 뽀빠이 만화를 보면서 할머니한테 시금치를 먹어야 한다는 말씀을 들었을 것입니다.

 

미국 어린이들도 시금치를 잘 안 먹어서 그런 만화가 나왔을까요? 그렇다면 만화는 비교적 성공했습니다. 만화를 본 어린이들은 시금치를 먹어 보려고 노력했으니까요. 그러나 '뽀빠이'는 과학적인 만화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시금치는 몸에 좋기는 하지만 힘을 불끈불끈 내게 하는 식품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삼계탕을 먹고 힘을 내서 싸운다면 말이 되지만, 시금치를 먹고 갑자기 큰 힘을 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김아리 글, 정수영 그림, 밥 힘으로 살아온 우리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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