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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밥과 반찬들 : 까막바위 전설과 문어

독립출판 무간 2016. 8. 24. 19:40



동해에 묵호항 부근 해변에 검은색 바위가 우뚝 서 있는데, 이 바위를 까막바위라고 합니다. 이 바위에는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마을 촌장의 얼이 담겨 있습니다.

 

조선시대, 묵호에 덕이 많은 촌장이 살았습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곡식을 나눠 주고 거지들에게도 따뜻하게 대접을 해 주는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곳에는 간혹 일본 도적들이 배를 타고 건너와 마을 사람들의 재물을 빼앗고 사람을 해치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두 척의 배를 타고 일본 도적들이 쳐들어와서 난동을 부렸습니다. 촌장은 일본 도적들과 싸웠지만 결국 사로잡혔습니다. 일본 도적들은 훔친 재물과 촌장을 싣고 떠나려고 했습니다.


이 때 마을 사람들이 모두 삽과 곡괭이를 손에 들고 일본 도적들을 막아 서서 싸웠습니다. 그러나 모두 무참히 죽어 갔습니다. 촌장은 분노에 떨며 크게 소리쳤습니다.


"네놈들이 내 육신을 죽인다 해도 나는 네놈들이 다시는 이 곳을 침탈하지 못하게 하리라."


이 말이 끝나자마자 맑은 하늘이 갑자기 컴컴해지고 천둥 번개가 쳤습니다. 그리고 거대한 파도가 덮쳐와 배를 뒤집어 버렸습니다. 배에 탔던 일본 도적들은 모두 물에 빠져 죽었습니다. 나머지 배 한 척이 급히 달아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다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문어가 솟아 올라와 크나큰 다리로 배를 탕 내리쳤습니다. 배는 산산조각이 나고 배에 있던 일본 도적들은 모두 죽었습니다.


그러자 다시 하늘이 맑게 개고 파도가 잔잔해졌습니다. 그 후로는 일본 도적들의 침입이 그쳤습니다.


사람들은 촌장의 혼이 변힌해서 문어가 되었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까막바위 밑에 큰 굴이 두 개 있는데, 이 곳에 촌장의 영혼이 살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죄지은 사람이 이 바위 밑을 지나면 문어에게 잡혀 죽었다고도 합니다. 이 곳 사람들은 문어가 된 촌장을 수호신으로 받들며 매년 제사를 지냈습니다.

 

문어는 다리가 여덟 개인 연체동물인데, 작은 것도 있지만 큰 것은 어마어마하게 큽니다. 앞의 까막바위 전설에 나오는 문어도 큰 종류일 것입니다. 물론 전설이라서 더 공포스럽게 그려졌겠지요.


문어를 삶아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맛있습니다. 또 오징어처럼 말려서 먹기도 합니다. 마른 문어는 예전에는 잔치 음식으로 쓰였습니다. 문어를 예쁘게 오리면 꽃 모양을 만들 수있어서 음식을 예쁘게 꾸밀 때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새색시가 시집 갈 때 싸 가는 음식인 이바지 음식에 많이 쓰였습니다.


(김아리 글, 정수영 그림, 밥 힘으로 살아온 우리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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