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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인가? 기아해결의 신화 : 유전자조작작물은 우리가 먹는 음식을 다양하게 생산해 주던 소규모 농업을 몰아낸다. 3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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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인가? 기아해결의 신화 : 유전자조작작물은 우리가 먹는 음식을 다양하게 생산해 주던 소규모 농업을 몰아낸다. 3

독립출판 무간 2016. 8. 7. 11:19

유전자조작작물은 우리가 먹는 음식을 다양하게 생산해 주던 소규모 농업을 몰아낸다. 그리고 농약에 의존하며 자본집약적인 단일품종 재배 영농이 그 자리에 들어선다. 농사를 짓는 사람은 더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따져보면 다양한 생물을 기반으로 하는 소규모 영농이 기업형 단일품종 재배 영농보다 더 생산적이다.

 

산출량이라는 말은 단위면적에서 생산되는 단일작물의 양을 뜻한다. 단일품종 재배 방식을 도입하여 경작지 전제체 한 가지 작물만 심으면 물론 그 작물의 산출량은 증가한다. 여러 작물을 섞어 심게 되면 개별 작물의 산출량은 적어진다. 하지만 전체 생산량은 오히려 많아진다. 생물 다양성을 기초로 한 체계가 단일품종을 재배하는 경우보다 생산성이 더 높다. 멕시코 치아파스 지방 마야 농민들의 옥수수 생산량은 1에이커당 2톤이다. 이를 두고 비생산적이라 말하지만 이들의 전체 식량 생산량은 1에이커당 20톤이나 된다.

 

히말라야 고산지대의 비탈진 경작지에서 여성들은 윤작과 혼작 형태로 여러 작물을 함께  심는다. 잔고라(피), 마르샤(비름), 투에(비둘기 완두콩), 우라드(흑녹두), 가하트(잠두), 소이빈(글리신맥스), 바트(글리신 콩), 라얀(예팥), 스완타(동부), 코다(손가락 조) 등이다. 이들의 전체 생산량은 1에이커당 6톤으로 기업형 단일품종 재배로 하는 쌀농사의 약 여섯 배나 된다.

 

인도의 과학기술생태학연구재단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짚, 동물의 분뇨, 기타 농장의 부산물 등을 이용했을 떄 농가속득이 세 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의 연구도 생물 다양성에 기반을 둔 소규모 농장이 대규모 기업형 단일품종 재배보다 훨씬 많은 작물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안데스의 원주민 농민들은 3천 종이 넘는 감자를 재배하고 파푸아뉴기니에서는 5천 종 이상의 고구마를 재배하는데, 한군데의 밭에서만 20종의 고구마를 재배한다. 자바의 소농들은 텃밭에서 607종의 작물을 재배하는데, 이는 열대우림의 낙엽송 종류의 수와 맞먹는 수치다.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외곽에 있는 농촌지역에서 여자들은 주요 작물을 심고 남은 빈터에 120종의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타이도 텃밭에 230종 이상의 식물을 재배하고, 아프리카 텃밭에서는 60종 이상의 나무를 심는다. 콩고의 농촌 사람들이 먹는 식물 잎은 50종이 넘는다. 동부 나이지리아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전체 경작지의 2퍼센트에 해당하는 텃밭에서 농장 전체 산출량의 반을 생산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도네시아도 가정에 공급되는 식량의 20퍼센트 이상이 텃밭에서 산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러 작물을 같이 재배하면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잘못 생각한 탓에, 농업기술은 엉뚱한 방향으로 변했고, 생물의 다양성도 파괴되었다. 그러나 실제로 작물의 다양성과 산출량을 비교해 보면 이런 생각이 얼마나 근거 없는 이론인지 당장 알 수 있다. 유전공학 관련 업체들은 무엇보다 유전자조작작물이 산출량을 증가시켜준다는 주장을 내세운다. 하지만 실제로는 산출량이 줄어들었다. 문센토사의 본거지인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1998년 '바이오디베스테이션' 대회에서 콩을 재배하는 빌 크리스천슨은 유전자조작 콩을 심고 나서 산출량이 1에이커당 1부셀(약 36리터) 감소했다고 말했다. 지난 25년 동안 콩 산출량을 시험해 온 위스콘신 대학 농학교수 에드 오플링거는 미국 공의 80퍼센트를 수확하는 12개 주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유전자조작 콩의 산출량이 재래종보다 4퍼센트 적다고 밝혔다. 마크 라페와 브릿 베일리의 연구에서는 38개 품종 중 30개 품종에서 유전자조작 콩이 재래종 콩의 산출량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보면 유전자조작 콩의 산출량이 재래종에 비해 1에이커당 3.34부셀(약 120리터), 10퍼센트 낮았다. 찰스 벤부룩 박사는 1998년에 8,200개의 개학교 콩 잡종 실험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서 라운드 업에 견디는 유전자조작 콩의 산출량이 6.7퍼센트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그는 "장차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여 산출량을 역전시키지 못한다면 콩 산출량의 하락 추세는 이제까지의 단일 유전자조작을 행한 주요 작물에서 가장 큰 폭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바실러스 투링기엔시스 면화는 인도에서 시작된 첫 시험 재배에서 산출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카를로 페트리니 엮음, 김종덕/이경남 옮김, 슬로푸드-느리고 맛있는 음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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