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권재구의 12장. 일부러 일삼은 다섯 가지 색깔은 사람의 저절로 그러하게 참된 눈으로 하여금 분별하여 보게 한다.

五色 12

 

 

五色, 令人目盲. 五音, 令人耳聾. 五味, 令人口爽. 馳騁田獵, 令人心發狂. 難得之貨, 令人行妨. 是以聖人爲腹不爲目. 故去彼取此.

(일부러 일삼은) 다섯 가지 색깔은 사람의 (저절로 그러하게 참된) 눈으로 하여금 분별하여 보게 한다. (일부러 일삼은) 다섯 가지 소리는 사람의 (저절로 그러하게 참된) 귀로 하여금 분별하여 듣게 한다. (일부러 일삼은) 다섯 가지 맛은 사람의 (저절로 그러하게 참된) 입맛을 망가지게 한다. (일부러 일삼아) 말 달리며 사냥하는 일은 사람의 (저절로 그러한 참된) 마음을 요란하고 시끄럽게 한다. (일부러 일삼은) 얻기 어려운 재화는 사람의 (저절로 그러하게 참된 움직임이나) 일삼음을 (어그러지게 하거나) 망가지게 한다. (비유컨대) 그러므로 성인은 (저절로 그러하게 참된) 배에 힘쓰지, (일부러 일삼는) 눈에 힘쓰지 않는다. 그러므로 (일부러 일삼은) 저것을 버리고, (저절로 그러하게 참된) 이것을 취하라.

 

 

目盲, 謂能惑視也.

“目盲”은 (정서적·육체적 편안함便 내지 정신적·물질적 이로움利을 얻기 위해, 개인적 욕구나 가치, 사회적 목표나 이상 등이 반영된 기준에 따라, 저절로 그러하게 ‘참된’ “색깔色”을 일부러 일삼아 정의定意하거나 규정規定하거나 단정斷定하게 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그러한 이유에 의해, 그러한 기준에 따라, 저절로 그러하게 ‘참된’ “색깔”을 일부러 일삼아 “다섯 가지 색깔”로 한정限定하게 하거나, 그 외의 저절로 그러하게 ‘참된’ “색깔”로부터 “다섯 가지 색깔”을 일부러 일삼아 분리하게 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그러한 이유에 의해, 그러한 기준에 따라, 저절로 그러하게 ‘참된’ “색깔”을) 일부러 일삼아 분별하여惑 보게視 한다能는 말謂이다.

 

 

耳聾, 謂能惑聽也.

“耳聾”은 (그러한 이유에 의해, 그러한 기준에 따라, 저절로 그러하게 ‘참된’ “소리音”를 일부러 일삼아 정의하거나 규정하거나 단정하게 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그러한 이유에 의해, 그러한 기준에 따라, 저절로 그러하게 ‘참된’ “소리”를 일부러 일삼아 “다섯 가지 소리”로 한정하게 하거나, 그 외의 저절로 그러하게 ‘참된’ “소리”로부터 “다섯 가지 소리”를 일부러 일삼아 분리하게 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그러한 이유에 의해, 그러한 기준에 따라, 저절로 그러하게 ‘참된’ “소리”를) 일부러 일삼아 분별하여 듣게聽 한다는 말이다.

 

 

口爽, 失正味也.

“口爽”은 (그러한 이유에 의해, 그러한 기준에 따라, 저절로 그러하게) ‘참된正’ “입맛味”을 (일부러 일삼아) 망가지게失 한다는 말이다.

 

 

心發狂, 不定也.

“心發狂”은 (그러한 이유에 의해, 그러한 기준에 따라, 저절로 그러하게 ‘참된’ “마음”을 일부러 일삼아) 잠잠하고 조용하지(定; 靜: 8장 권재주) 않게 한다는 말이다.

行妨, 謂妨害德行也.

“行妨”은 (그러한 이유에 의해, 그러한 기준에 따라, 저절로 그러하게 ‘참된’) 본성德을 어그러지게妨 하고, (저절로 그러한 ‘참된’ 움직임이나) “일삼음行”을 망가지게害 한다는 말이다.

 

 

此五者, 皆務外. 而失內. 腹, 內也. 目, 外也. 聖人, 務內. 不務外. 故去彼而取此. 彼, 上五者也. 此, 道也.

(다시 말해, “五色”, “五音”, “五味”, “馳騁田獵”, “難得之貨”) 이 “다섯 가지”는 무릇 ‘밖(外; things·event)’을 (일부러 일삼아) 힘쓰게 하는 바이다. 따라서 (저절로 그러한 ‘참된’) ‘안(內; 본성·마음)’을 (어그러지게 하고) 망가지게 하는 바이다失. “腹”은 ‘안’을 비유한다. “目”은 ‘밖’을 비유한다也. (따라서) “성인”은 ‘안’에 “힘쓴다(務; 爲).” ‘밖’에 “힘쓰지 않는다.” “따라서” (노자는 일컬었다)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하라.” “저것”은 앞에서 말한 (일부러 일삼는 바로서의) “다섯 가지”를 비유한다. “이것”은 (저절로 그러하게 ‘참된’ 바로서의) 도道를 비유한다.

 

 

老子諸章, 結語, 多精絶. 務外, 亦不特此五事. 擧其凡, 可以類推.

(무릇) 『노자老子』의 여러 장章, (그) 맺음말이 아주 간단하면서도 짜임새가 있다. ‘밖’을 (일부러 일삼아) “힘쓰게” 하는 바, 무릇 위에서 말한 “다섯 가지” 사례事에 그치지 않는다. (무릇, 노자가) 그러한 사례凡를 들었는데, (나머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