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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을 받을 때에는 상대방의 고통을 헤아린다!

독립출판 무간 2016. 9. 15. 18:39

이야기를 나누는 상대의 목소리에 의식을 집중하는 연습은 상대방에게 비난을 받을 때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일이 생각대로 쉽게 풀리지 않을 땐 그 일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기분은 분노의 번뇌 에너지에 해당되기 때문에 마음이 격렬하게 화를 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잘 되어야 하는 일인데, 왜 이렇게 안 풀리는 거야!'라고 말이다. 그런데 그 순간 "이런 일도 제대로 못해?" "넌 재능이 없나봐"라고 비판하는 말을 듣게 되면 잠재되어 있던 분노의 불꽃이 타올라 마음을 불살라 버리고 만다. 또 그런 말을 한 상대에 대한 분노의 독소 때문에 몸에도 이상 현상이 나타난다. 이 때 괴로운 사람은 상대방이 아닌 자기 자신이다. 대개 "뭐야, 아주 형편없는 인간이군!"하고 머릿속으로 상대를 비난하며 상대에게 복수하는 상상에 빠진다.

 

스스로 분노라는 독소의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정보가 입력되는 문제의 순간에 '머릿속 정보 처리'를 멈추게 해야 한다. 불쾌한 기분이 드는 바로 그 순간에 머릿속으로 도망쳐 들어가려는 마음을 멈춰 세워야 한다. 그리고 처음에 정보가 입력되려는 순간으로 되돌려 보내면서 고찰을 계속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감정적으로 되려 한다는 것은 소리의 파장이 단순히 청각 신경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에는 그 소리가 어떤 종류의 소리인지를 명확하게 분석해 음색과 음정 같은 사실적인 정보들을 모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정보들은 그 말을 하는 상대방의 동기와 심리적인 배경 등을 알아내는 데 이용된다.

 

상대방을 움직이는 동기가 '고통=스트레스'는 아닌지 살펴보는 것은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비판하는 사람은 대부분 상대를 비난하거나 얕봄으로써 해소하고 싶은 스트레스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람도 괴로우니까 이렇게 하는 거야'라고 단순히 머리로만 이해해서는 별로 효과가 없다. 현실의 정보로부터 상대의 고통을 읽어낼 수 있는 확실한 증거를 실감하지 않는 한 마음이 납득하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자신을 비난하는 상대의 목소리를 멍하니 듣지 말고, 주의깊게 귀를 기울여 들을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상대가 목에 무언가 엉기어 막힌 듯한 목소리로 비난을 퍼붓고 있다면 그 뒤에는 엄청난 분노의 에너지가 끓고 있는 것이다.

 

비판을 퍼붓고 있는 사람은 분노에 의해 머릿속이 자극되고 있기 때문에 자극이 들어니 기분이 좋다고 착각할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분노의 독소가 몸과 마음을 갉아먹고 있기 때문에 결국 더 큰 고콩을 느끼게 될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마치 즐겁다는 듯이 반옥타브 올라간 목소리로 비난을 퍼붓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다른 사람을 무시할 때 생기는 들뜬 기분은 '만'이라는 번뇌에서 생기는 것이다. '만'이라는 번뇌에 쫓겨 행동할 때에는 아드레날린과 같은 신경물질이 나와 흥분된 상태이기 때문에 흥분이 식으면 강한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우리는 생각을 멈추고 차분하게 그 목소리를 관찰하는 것으로 상대의 고통을 느낄 수 있다. 상대가 나쁜 말을 입에 담을 때에도 현실의 정보를 명석하게 분석하면 그 사람이 자신의 번뇌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괴로워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상대의 고통에까지 생각이 미치면 오히려 이쪽에서는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차분히 관찰하고 분석하는 습관을 들이면 생각이 머릿속으로 숨어들어 분노를 증폭시키는 일 없이 냉정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이다.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 유윤한 옮김, 생각 버리기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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