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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원래 강렬한 자극을 받고 싶어 어쩔 줄 모르는 마음의 습성이 있다! 본문

사는 이야기

사람은 원래 강렬한 자극을 받고 싶어 어쩔 줄 모르는 마음의 습성이 있다!

독립출판 무간 2016. 9. 16. 20:20

사람은 원래 강렬한 자극을 받고 싶어 어쩔 줄 모르는 마음의 습성이 있다. 누구든지 칭찬하거나 격려하는 기분 좋은 말에 귀를 기울이기는 쉽다. 그럴 때에는 아마도 말 한 마디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자세로 이야기를 들을 것이다. 그리고 건물 외부에서 들려오는 크고 불쾌한 소리를 듣는 것도 사실은 아주 쉬운 일이다. 불쾌한 소리는 아주 자극적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의식이 달라붙게 만든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불쾌하고 괴로운 자극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거꾸로 말하면 자극이 약한 소리는 집중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시계소리는 방 안에서 늘 째깍째깍 소리를 내고 있는데도 보통은 잘 들리지 않는다. 시계소리라는 미세한 자극보다도 큰 자극들이 우리 주위에는 널려 있기 때문에 마음은 그 소리를 무시했던 것이다. 하지만 일을 마치고 이부자리에 들거나 분주했던 마음이 가라앉게 되면 자극의 양이 줄어드는 시간이 찾아온다. 그러면 우리 마음은 새로운 자극을 찾아 나서고, 갑자기 째깍째깍하는 시계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 소리도 영원히 우리 마음을 자극하지는 못한다. '아, 시끄러워. 시계소리 때문에 잠을 못자겠네'라며 짜증을 내는 동안은 마음이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만 이윽고 그 자극에 무덤덤하게 된다.

 

이 때 마음은 청각에서 떨어져 나와 시계소리를 무시하고 걱정거리와 같은 보다 자극적인 것으로 도망간다. "이렇게 잠들기가 힘들어서야, 원. 내일 아침에 늦잠 자는 거 아냐?"하는 코 앞의 걱정에서부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 지에 대한 심각한 것까지, 더욱 큰 고통이라는 자극을 구해 헤매기 시작한다. 이렇게 되면 째깍째깍 미약하게 들리던 소리는 이제 머릿 속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린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잘 때까지 듣는 소리 대부분은 격하게 욕망을 자극하지도 또 격하게 분노를 자극하지도 않는다. 특히 출근길 지하철에서 들리는 여러 가지 소리,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는 별로 재미있지도 즐겁지도 않을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귀에 이어폰을 꽂고, 아이팟 같은 것을 통해 자신의 욕망을 자극하는 음악을 들으며 방어벽을 쌓는다. 하지만 늘 이렇게 음악을 듣다보면 "지루한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아. 대신 내게 자극을 주는 흥미로운 소리를 들어보자"라는 충동이 점점 더 강해진다. 단지 이런 일만으로도 마음에는 '카르마에 의한 조건 짓기'가 생겨난다. 우리 마음은 어느새 자극이 적고 지루한 상황에서 도망쳐 버리면 된다고 학습하게 되어 지루한 것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더욱 더 떨어지게 된다.

 

평소에도 소리가 강한 자극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도록 늘 마음가짐을 돌아보아야 한다. 탐욕도 분노도 자극하지 않는 중립적인 소리를 무시하지 말고 귀 기울여 보자. 우선 하나의 소리에 집중하는 연습부터 해 본다. 예를 들어 주위의 시끌시끌한 소리 중에서 바람의 소리에 초점을 맞춰 보자. 주위에서 나는 모든 소리를 막연히 들을 때에는 특별히 흥미를 끄는 것도 없는 지루한 소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소리에 초점을 맞추어 잘 들어보겠다고 집중하면 그 소리에도 의외로 흥미로운 정보가 담겨 있다는 것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 게다가 더욱 더 집중하면 언제까지 여러 가지 잡음이 섞여 있던 의식이 명확하게 되어 상쾌한 기분마저 느낄 수 있다.

 

소리가 지루하다고 느꼈다는 것은 자신의 의식이 무디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정보라도 자세히 관찰하면 항상 변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은 계속 맹렬한 속도로 변하며, 영구불변하는 것은 없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제행무상이라 한다. 보통은 큰 자극에만 신경을 쓰고 미세한 자극은 인식하지 못한다. 미세한 것들까지 인식하려는 마음가짐으로 제행무상의 미세한 변화 속도에 대해 최대한 의식을 민감하게 만들면 서서히 그에 대한 보답이 돌아온다.

 

(코이케류노스케 지음 / 유윤한 옮김, 생각 버리기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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