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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이 강한 영상은 번뇌를 키우기 쉽다!

독립출판 무간 2016. 9. 14. 14:52

불교적인 관점에서 말하자면 분노를 일으키고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보지 않는 게 좋다. 난잡하게 물건이 꽉 들어찬 방보다는 물건이 별로 없는 깨끗한 방을, 사람들이 붐비는 장면보다는 자연풍경을 보는 게 좋을 것이다. 특히 TV나 자극이 강한 영상은 권하고 싶지 않다. 공포 영화는 물론이고 뉴스도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두기 위해 이상한 사건이나 부정적인 사건들의 장면을 주로 보여준다. 버라이어티 쇼나 코미디 프로그램도 공격적이기는 마찬가지이다. 사람을 때리기도 하고, 밟기도 하고, 궁지에 몰아넣기도 하면서 심한 말로 모욕을 주어 웃음거리로 만든다. 이것은 보고 있는 사람에게 분노, 공격성, '만'을 불러 일으키는 장면이다.

 

가끔 엉뚱하고 실없는 소리를 해서 웃음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다. 왜 엉뚱한 소리가 우스운지를 분석해 보면, 정보들이 일반적인 결합 형태를 벗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건과 사건들이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결합하고 있기 때문에 우습게 느껴진다. 이런 정보들을 아무런 의식 없이 계속 받아들이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마음이 혼란해지고 기억의 결합이 이상해진다. 다른 사람에게 들은 생각을 자신이 생각해낸 것처럼 착각하는 무지를 키우게 될 가능성도 크다.

 

불교적으로 탐욕이나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닌 중릭적인 것을 보는 방법을 권한다. 예를 들어 걸을 때에도 주위 경치를 무심하게 흘려 보며 걷지 말고, 자신이 이동할 때마다 눈앞의 풍경이 조금씩 변하는 데 주목해 보자. 눈앞에 '보이는' 풍경을 지금 '보고 있는' 풍경으로 바꾸어 보는 것이다. '간판을 본다, 간판에 더 가까워진다, 이제 간판을 지나가고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된다'와 같은 식으로 눈앞의 풍경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 늘 보고 있던 지루한 풍경도 신선해 보일 뿐 아니라 집중력도 커진다. 그리고 보통 때에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미미한 차이들에도 민감해져 인지력과 주의력이 커지고 마음이 명석해진다.

 

자아를 강하게 자극하는 것은 보지 않는 게 좋다. 예를 들면 휴대전화의 문자 메시지, 수첩의 전화번호부, 연봉이 드러나는 월급명세서, 저축액이 한눈에 보이는 통장을 수시로 들여다보는 것은 좋지 않다. 이런 것들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난 이 정도 가치가 있는 사람이야'라는 자극이 생긴다. 이런 자극은 단기적으로는 기분이 좋아지게 하지만,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다거나 인정받아야 한다는 '만'이라는 욕망이 생겨 장기적으로는 자신에게 해롭다. 한편 '내 가치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걸까?'하는 생각이 들 경우에는 마음 속에 분노가 쌓이게 된다.

 

마음은 어떤 자극이라도 받아들여 단기적인 쾌락을 즐기려 한다. 그래서 '이 자극을 받고 싶다, 자극적인 것을 보고 기분이 좋아지고 싶다'는 생각 앞에 무릎 꿇으며 상황판단을 잘못하기가 쉽다. 그 결과 장기적으로는 독이 되는 일을 저지르고 만다. 자아 혹은 자존심을 강하게 자극하는 것은 최소한 적게 보는 습관을 길러 그런 것들을 자꾸 보고 싶은 충동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 유윤한 옮김, 생각 버리기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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