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무간

우리음식의 기원 : 다식, 고려시대에 발달한 우리과자 본문

먹는 이야기

우리음식의 기원 : 다식, 고려시대에 발달한 우리과자

독립출판 무간 2016. 8. 29. 07:43

(출처 : Daum 카페 천연염색자연)

(출처 : Daum 카페 사찰음식을 사랑한 사람들)

 

고려시대 때는 고기를 먹지 않았기 때문에 떡과 과자가 발달했습니다. 고려시대의 과자 중에 다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다식의 '다'는 마시는 차를 뜻합니다. 다식은 고려시대 때부터 차에 곁들여 먹던 음식이었습니다.

 

요즘에는 차 잎을 썰어 말린 것을 뜨거운 물에 넣어 우려내 마십니다. 그런데, 옛날에는 차 잎을 말려 가루로 만들었습니다. 이 가루차를 꼭꼭 눌러 덩어리로 뭉쳐 두거나, 그 덩어리를 틀에 넣어 일정한 모양으로 찍어 냈습니다. 가루차를 이렇게 딱딱하게 굳히면 오래 보관할 수 있었습니다. 먹을 떄는 덩어리째 물에 넣거나 조금씩 부숴서 사용했다고 합니다.

 

나중에는 다른 곡식 가루도 이렇게 만들었는데, 이것을 다식이라고 했습니다. 콩가루, 찹쌀가루, 송홧가루, 녹말가루, 검은깨가루 등을 각각 꿀로 반죽해서 다식판에 찍어낸 것입니다. 쌉싸름한 녹차에 달콤한 다식을 곁들여 먹으면 맛이 어우러져 풍미가 매우 좋습니다. 서양 사람들이 홍차나 커피와 함께 달콤한 쿠키나 케이크 한 조각을 곁들여 먹는 것과 비슷하지요?

 

다식은 하양, 노랑, 연두, 분홍, 검정의 다섯 가지 색으로 물을 들입니다. 이것을 '오색다식'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다섯 가지 색을 '오색'이라고 하여 순수한 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빨강, 노랑, 하양, 검정, 파랑이 오색입니다. 다식의 오색도 이 오색을 기준으로 물을 들인 것입니다. 그럼 다식의 오색 빛깔은 어떻게 낼까요?

 

햐얀 녹말가루는 그대로 사용하여 흰빛을 살립니다. 그리고 찹쌀가루에 오미자물을 들이면 붉은색이 납니다. 오미자물을 연하게 들이면 고운 분홍빛 다식도 만들 수 있습니다. 또 소나무 꽃인 노란 송화의 가루를 섞어 노란 다식을 만듭니다. 검은깨를 가루로 내어 섞으면 검은 다식이 되고요. 예전엔 승검초라는 것을 사용해서 푸른 다식을 만들었습니다. 요즘에는 승검초를 구할 수 없을 때 완두콩을 이용합니다.

 

다식은 색도 곱지만 모양도 아기자기합니다. 다식의 문양은 다식판으로 찍어서 만듭니다. 다식판은 떡살과 비슷합니다. 새, 꽃, 물고기 모양의 문양도 있고, 직선과 곡선 등으로 이루어진 문양도 있습니다. 또 복을 많이 받으라고 복 자를 새긴 것도 있습니다. 궁중에서 만드는 다식은 왕을 상징하는 용과 봉황 무늬가 있었습니다.

 

오색 다식은 잔칫상에 올라 정성과 화려함을 더해 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지금도 할아버지 할머니 환갑 잔칫상에는 색색가지 다식을 둥근 탑처럼 쌓아 올립니다. 예전에는 돌상에서부터 혼례상까지 잘 차린 상에는 모두 다식이 올라갔습니다.

 

다식판만 있으면 어린이들도 다식을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미숫가루에 꿀이나 물엿을 썪어서 잘 빚은 뒤 다식판에 찍어 내면 됩니다. 요즘에는 콩가루나 깻가루를 팔기 때문에 쉽게 다식을 만들 수 있습니다.

 

(김아리 글, 정수영 그림, 밥 힘으로 살아온 우리민족)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