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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음식의 기원 : 천금짜리 상추쌈 본문

먹는 이야기

우리음식의 기원 : 천금짜리 상추쌈

독립출판 무간 2016. 8. 28. 07:58

시골에서는 바쁜 농사철에 점심식사를 소쿠리에 담아 일하는 논밭으로 가지고 갑니다. 이것을 '참'이라고 합니다. 참 소쿠리 속에는 보리밥, 고추장, 상추가 가득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자주, 쉽게 먹을 수 있는 채소가 상추입니다.

 

우리 민족은 쌈을 무척 좋아합니다. 채소 중에서 잎이 큰 것은 모두 쌈을 싸 먹습니다. 그 중에서도 상추쌈이 제일 일반적이지만, 그 밖에 깻잎, 호박잎, 배춧잎, 콩잎, 쑥갓 등도 쌈을 싸 먹는 재료입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의 쌈은 옛날에도 유명했던가 봅니다. 고려 말엽 몽골이 세운 원나라는 그들의 공주를 억지로 우리 나라에 시집 보냈습니다. 그리고, 고려를 사위의 나라라고 하면서 정치에 간섭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물품들을 마구 요구했습니다. 또한, 고려의 여인들을 원나라의 궁녀로 끌고 가기도 했습니다.

 

이역 만리 떨어진 원나라로 간 고려 여인들은 슬품 속에서 고려를 그리워하며 살아갔습니다. 그리고, 늘 즐겨 먹던 음식이 그리워 궁중 뜰에 고려의 상추를 심어 상추쌈을 해 먹곤 했습니다. 이것을 먹어 본 원나라 사람들도 그 맛을 보고는 상추쌈을 즐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고려산 상추는 질이 좋아 고려 사신이 가져온 상추 씨앗의 값이 매우 비쌌다고 합니다. 그래서, 상추를 천금을 주어야 얻을 수 있는 채소라는 뜻으로 '천금채'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김아리 글, 정수영 그림, 밥 힘으로 살아온 우리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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