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무간

차례의 유래 : 다방이 예전에는 관청이었다! 본문

먹는 이야기

차례의 유래 : 다방이 예전에는 관청이었다!

독립출판 무간 2016. 8. 27. 17:21

녹차는 향이 은은하고 차맛이 쌉싸름하면서도 구수한데다가 물빛도 고운 녹색이어서 마음까지 고요하게 만들어 줍니다. 특히, 피곤하거나 졸리 때 마시면 한결 기운이 나고 정신이 맑아집니다.

 

차 문화는 우리나라보다 중국과 일본이 더 발달해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맹물을 거의 마시지 않고 차를 마십니다. 일본도 차를 좋아해서 차를 마시는 예절까지 있지요. 동양의 세 나라인 한국, 중국, 일본 가운데 우리나라가 가장 차를 마시지 않는 편입니다.

 

그러나, 우리도 한때는 차를 많이 마셨던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차가 처음 들어온 것은 신라의 선덕여왕 때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선덕여왕 때 불교문화가 도입되면서 차도 같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 이후, 왕실과 화랑, 승려들에게 널리 퍼져 나갔습니다.

 

불교국가였던 고려시대에는 차 문화가 매우 번성했습니다. 나라의 제사나 종교적 행사에는 반드시 차가 있었습니다. 먼저 부처님께 차를 바치고 난 뒤 같은 솥에 긇인 차를 모인 사람들이 모두 함께 나눠 마셨습니다. 요즘에는 제사나 차례를 지낼 때 대부분 술을 씁니다. 제사가 끝나면 모인 사람들이 그 술을 함께 나눠 마시고요. 바로 차로 지냈던 의례의 습관이 변화되어 남아있는 것입니다.

 

조선은 건국 초기부터 불교를 반대하고 유학을 내세웠습니다. 그래서, 고려에서 행하던 모든 불교행사를 없앴습니다. 덩달아서 각종 불교행사에 사용되던 차도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결국 점차 재배하던 곳이 줄어들면서 조선시대에는 거의 차를 마시지 않게 되었습니다.

 

고려시대에 발달한 차 문화는 이렇게 거의 사라졌지만,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말 중에는 고려의 차 문화와 관련된 말들이 꽤 남아 있습니다. 그 가운데 '차례'와 '다방'이 대표적입니다. 요즘도 설날이나 명절이면 조상께 '차례'를 지냅니다. 여기서 '차례'란 말은 고려시대에 차를 오렸던 제사에서 유래했습니다. 비록 차를 마시는 풍습은 조선시대에 사라졌지만 그 말은 그대로 남아서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은 '다방'이라고 하면 커피나 주스를 파는 곳을 말합니다. '다방'의 '다'자는 차를 뜻하는 한자어입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다방'이 하나의 관청이었습니다. 차를 중시한 고려에서는 차를 관리하는 '다방'이라는 관청을 두었습니다. 고려의 '다방'에서는 나라행사에 쓸 차를 준비했습니다. 또 임금님이 다른 신하들에게 하사하는 차도 준비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차와 곁들여 먹는 과자도 함께 준비했다고 합니다.

 

(김아리 글, 정수영 그림, 밥 힘으로 살아온 우리민족)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