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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사는 사육과 재배를 최소화하는 것을 말한다!

독립출판 무간 2016. 8. 20. 11:57

시장에 가면 유기농 상품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유기농 인증을 받은 상품이라는 뜻이다. 유기농이란 더 많은 화폐를 위해 더 많이 투입하고 더 많이 수탈하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진정한 유기농이란 종자부터 농부가 직접 채종하여 사용하는 것이며, 농사를 지을 때 자연에너지를 이용한 동력과 농기구를 사용하는 것을 이른다. 농부, 식물 그리고 땅이라는 삼각구도에서 서로 유기적인 순환을 이루는 농사, 즉 농부가 배출하는 각종 유기물-음식물 쓰레기와 분뇨-이 식물의 거름이 되고, 그것을 먹고 자란 식물이 소비자의 입으로 들어가는 순환농사를 일컫는 말이다.

 

유기농사는 사육과 재배를 최소화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논이나 밭에서 작물을 기르는 일뿐 아니라 가축을 사육하는 데도 적용된다. 수백 마리 소를 한 농가에서 기르려면 풀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사료를 사용해야 한다. 사료 값이 올라면 사육은 고달프다. 대량화에는 감당하기 힘든 돈이 들지만 정작 자신이 직접 사료를 만들어서 사육한다는 건 만만한 일이 아니다. 대량사육에는 비용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육방식에도 문제가 있다. 제일 큰 문제는 우리에 가두어 기른다는 점이다. 우리에 가두어 기르면 마리당 단위면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비좁게 키울수록 사육자는 당장의 이익을 볼 수 있지만 사육되는 동물의 본성은 완전히 빼앗긴다. 근육조직은 거의 쓸모가 없게 되며, 종족보존도 사람들에게 '돈'을 벌어주기 위해 인위적으로 조작된다. 결국 동물들은 주는 대로 먹고 살 수밖에 없게 된다. 인간의 식탁에 오를 '고깃덩어리'가 되기 위해 태어나고 죽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동물의 입장을 고려한 유기축산은 엄밀한 의미에서 본다면 '방목'이어야 한다. 가축들을 방목하여 사육하려면 넓은 대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대지의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방목하면 새기도 그들의 방식대로 낳아야 하고, 생명 주기대로 움직여야 한다. 결국 농부는 환금성을 양호하게 하려고, 소비자는 또 값싼 고기를 얻기 위해 대량사육을 선택한다. 하지만 대량생산은 '인간의 건강'을 우선으로 고려하지 않는다. 기업의 이윤과 사육자의 이윤이 최우선 고려사항이 된다. 따라서 대량생산은 대량폐기와 대량학살을 낳는다.

 

인간의 생명을 생각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농사가 되려면 소량생산, 소량소비, 소량폐기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순환농사에서는 버리는 게 없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사람이든 자연의 모든 것이 땅에서 태어나서 다시 땅으로 돌아간다. 그러므로 이제는 자급자족을 우선하며 서로의 자질과 능력을 교환하고 나누는 소농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 돈으로부터 멀어진 생활을 지키는 것. 그것이야말로 재배와 사육을 줄이고, 자연에 가까운 건강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첩경이다.

 

(변현단 글 / 안경자 그림, 약이 되는 잡초음식, 숲과 들을 접시에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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