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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조작... 과학자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독립출판 무간 2016. 8. 9. 07:19

유전자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들은 여러 다른 이식체계를 사용하여 쓸 만한 식물이라면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종을 조작해 왔다. 이제 그들에게 넘지 못할 한계란 더 이상 없다. 종자회사와 농장들은 이제 개별 종자 내에서뿐 아니라, 한 식물에서 추출한 유용한 유전자를 다른 종류의 식물에 이전하는 것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은 또한 유전자 슈퍼마켓이 개설되면 농민들의 창의력에 청신호를 켜줄 것이라고 한다.

 

동물이나 병원균에서 추출한 유전자를 식물에 이전하는 일도 가능하다. 미국에서 만든 '살충제 옥수수'가 그런 경우다. 탐욕스런 식성을 가진 옥수수명나방으로부터 옥수수를 보호하기 위해 옥수수에 바실러스 투링기엔시스 유전자를 이전시켰다. 그렇게 조작된 옥수수는 나방을 퇴치하는 독성 박테리아 물질을 생산한다.

 

이와 같은 눈부신 성과 때문에 우리는 유전공학의 역사가 매우 짧다는 사실을 가끔 잊을 때가 있다. 처음으로 외부 유전자를 담배나무에 이전하는 데 성공한 1983년이 유전공학의 시작이었다. 북부 독일 아인베크에 위치한 미생물종자배양연구소의 안드레아스 뷔흐팅은 농업에 유전공학이 도입된 사건을 "로켓 발사와 같은 도약"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생략 : 유럽과 미국에서 공개적으로 재배되는 유전자조작식물표) 

 

과학자들은 여기서 중단하지 않았다. 다름슈타트 공과대학의 가센, 방소브, 헥토르, 쾨니히 등 생화학자들은 유전공학이 곧 '제2의 혁명'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장기술과 냉동음식이 획기적으로 발전한 데 이어, 유전공학은 앞으로 10년 내에 식품산업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것이다. 가센과 그 동료들은 2000년 이후 우리가 '식량으로 이용하는 작물의 모든 씨앗'뿐만 아니라 모든 약품까지도 유전공학의 도움을 받아 생산하게 될 것으로 믿고 있다. 2003년이면 유전자조작식품 산업의 판매액이 200억 달러까지 성장하리라 예측하고 있다. 브뤼셀에 있는유럽위원회는 "장차 유전공학은 모든 식량의 거의 절반에 이용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같은 추정은 대부분 의도적으로 과장한 것일 수도 있다. 유전공학을 다소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소비자들에게 '이제 저항해봐야 소용없다'는 사실을 못박기 위한 공작일지도 모른다. 농업과 식량생산에서 유전공학을 얼마나 활발히 적용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수치가 있다. 1996년에 야외 경작지에서 재배한 유전자조작작물은 무려 3,500가지에 달했다. 토마토, 감자, 유채, 콩, 해바라기, 담배 등이 주종을 이루는데, 외떡잎 식물에 유전자를 이식하기가 매우 쉽기 때문이다. 글 가운데서도 가장 이윤이 많이 남는 유전자조작작물은 산업용 콩이며, 동물의 사료와 식품가공 산업의 윤활제로 사용하고 있다. 이미 콩을 사용하는 가공식품은 2만 가지 이상에 달한다.

 

현재 세계의 유전자조작작물 개발은 캐나다와 미국이 주도하고 있으며, 이들은 유전자를 조작한 작물만 재배하는 광활한 경작지를 갖고 있다. 미국에서 판매승인을 받은 유전자조작작물만 해도 25종에 달한다.

 

(카를로 페트리니 엮음, 김종덕/이경남 옮김, 슬로푸드-느리고 맛있는 음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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