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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내 마음의 풍경 (1)

독립출판 무간 2016. 10. 13. 07:31

풀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나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바람이 지나가는 길목, 풀과 나무들은 온갖 시련을 홀로 견디며

무성하게 자랍니다. 소, 말, 노루가 주는 시련은 그래도 괜찮습니다.

홍수가 나면 뿌리채 뽑혀 나갑니다.

가뭄이 계속되면 잎들이 다 말라버립니다.

하지만 풀과 나무들은 하늘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가뭄이 들면 홍수를, 혹서기에는 혹한기를 떠올리며 참아냅니다.

때가 되면 태풍이 옵니다.

태풍은 온몸을 상처투성이로 만들어 놓고 떠납니다.

이제는 사람들도 한몫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풀과 나무들은 삶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뽑혀나간 뿌리로 땅을 짚고 새 줄기와 가지를 키워 올립니다.

부러진 줄기와 가지를 추슬러 새순이 움트게 합니다.

끊임없는 비극과 고통 속에서도 풀과 나무들은

비명 한번 내지르지 않고, 불평 한번 없이,

절대로 도망치는 법도 없이 묵묵히 새 삶을 준비합니다.

다가오는 비극과 고통이 그들을 오히려 더 강한 존재로 만들어줍니다.

나에게도 비극과 고통이 닥쳐올 떄가 있습니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오는 것입니다.

이 때 들판은 나에게 가르쳐줍니다.

어떻게 하면 시련을 성장의 또다른 기회로 만들 수 있는지를...

그래서 나는 들판의 친구로 삽니다.

들판을 친구 삼아 나의 비극과 고통을 넘어섭니다.

아픔은 한동안 머물다 떠납니다.

행복과 즐거움보다는 불행과 슬픔이 나를 더 성숙하게 만듭니다.

나의 친구, 들판은 나로 하여금 새로운 존재가 되도록 해줍니다.

아주 조용한 목소리로, 아주 고요한 몸짓으로,

그렇지만 온몸으로...

(김영갑, 그 섬에 내가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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