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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사람들 속에서 튕겨 나와 유별나게 살다보니 늘 외로웠다!

독립출판 무간 2016. 10. 12. 08:05

사람들 속에서 튕겨 나와 유별나게 살다보니 늘 외로웠다. 낮이면 정신없이 초원으로 오름으로 싸돌아다니며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밤이면 찍은 사진을 들여다본다. 외로움을 느낄 짬도 없이 분주하게 사진을 찍다보면 잡생각이 끼어들지 않아 마음이 평화롭다.

한겨울이면 김치찌개, 비오는 날이면 얼큰한 해물뚝배기 생각이 간절하다. 필름이나 인화지를 사러 제주 시내에 나갔다가 빵집 앞을 지날 때면,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해도 차비밖에 남지 않은 주머니 사정이고 보니 걸음을 재촉한다. 한 두 시간 거리는 콧노래 부르며 흥겹게 걸어다녀 버스비를 절약한다. 눈보라 치는 한겨울에는 전기장판이 있어도 전기요금이 늘 마음에 걸려 한밤 중에만 사용한다. 전화요금을 제때 내지 못해 정기적으로 통화정지가 되고, 답답함을 참지 못하면 전화국에 사정을 한다.

궁핍함에 길들여진 탓에, 바쁘고 번잡한 도회지에선 누릴 수 없는 시간과 자유만큼은 넉넉하다. 그리고, 그 덕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생활에서 오는 어떤 불편함도 이제는 가볍게 넘길 수 있다. 세상의 밝은 부분과 아름다움만을 보고, 눈치를 보지도, 싫은 소리를 듣지도 않는다. 나의 궁색한 생활은 삶의 긍정적인 부분만을 느끼게 하고, 사람들과 아귀다툼하지 않아도 되는 하루하루를 선물한다.

(김영갑, 그 섬에 내가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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