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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안목으로 미래를 설계해 나가되, 지금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배려하면서 나아가야 한다!

독립출판 무간 2016. 9. 3. 09:53

우리들이 살고 있는 사회 혹은 세계는 늘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사회 혹은 세계는 우리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사회가 우리들을 옭아맬 수도 있다. 그러므로 과거와 현재의 삶을 토대로 미래를 예측해서 앞으로 나아갈 길을 바르게 제시하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주로 지식은 또는 엘리트 집단이 이러한 방향을 제시하게 되는데, 그들이 방향을 잘못 잡으로면 사회 전체가 혼돈에 빠지게 된다. 그것이 국가라면 이웃 나라에 짓밟히는 요인이 될 수 있고, 개인이라면 경쟁 대열에서 처지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문명이라면 한 문명이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결과가 되기도 한다.

 

역사 속에서 이런 예를 무수히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조선조 말엽, 당시 엘리트 계층이었던 선비들이 미래를 읽고 에측하는 안목을 가졌더라면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기거나 외세 때문에 분단이 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당시는 그야말로 격변기 중 격변기였다. 서구 열강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을 침략하고, 거대한 중국은 붕괴되고 있었으며, 신분제 사회는 무너지고, 전통사회의 기틀은 흔들리고 있었다. 이렇게 엄청난 변화가 있었는데도 더듬이가 잘린 곤충들처럼 무디게 움직였기 때문에 어떤 대처도 하지 못했다. 그 결과 민족 전체가 100년이 넘도록 고통을 겪었다.

 

1960년대, 우리나라의 권력층과 엘리트들은 일본의 변화를 참고 삼아 정책을 수립하고 국가를 운영했다. 그들이 추진했던 정책은 산업사회를 기준으로 보면 나름대로 변화에 대응하려고 노력한 결과물들이었다. 하지만 그 때 이미 서구사회에 나타난 환경문제나 인권문제를 보면서 자본주의 한계를 꿰뚫어 보고 올바른 방향을 찾아갈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했더라면 우리가 겪어야 했던 그 무수한 시행착오 가운데 많은 부분들을 피해갈 수 있었을 것이다. 산업화 과정에서 노동자, 농민, 도시 빈민들이 치러야 했던 고통과 희생, 민주화 과정에서 목숨을 내던져야 했던 수많은 젊은이들의 희생,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눈물과 고통,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시행작오의 대가로 지불했다.

 

지금 우리들은 100년 전 선조들이 겪었던 그 격변의 시대보다도 변화의 진폭이 더 큰 세계화의 시대, 새로운 문명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우리들은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막연한 혼돈과 불안에 휩싸여 있을 뿐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어떤 일들이 일어나 우리들의 삶을 얼마만큼 변화시킬지 명확히 알지 못하고 있고,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지나온 시대에 대한 점검을 해야할 때이다. 심각한 환경문제에 부딪히면서 산업화를 통해 소비수준을 극도록 높여 놓은 것이 과연 잘 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결코 잘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직도 소비가 가져다 주는 풍요로움에 취해 그것을 삶의 목표, 삶의 즐거움으로 생각하며 살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을 하다 보면 결국 대중들의 현실적인 요구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대중들은 자신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면 불만을 터뜨린다. 그러면 흔히들 할하는 인기가 떨어진다. 그러므로 사회의 지도자들은 긴 안목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일시적인 인기나 대중들의 현실적인 요구에 영합하지 않고 중심을 잘 잡은 상태에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대중들의 절박한 현실 상황을 보고 눈감아서도 안 된다. 큰 안목으로 미래를 설계해 나가되, 지금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배려하면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법륜지음, 마음의 평화, 자비의 사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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