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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나눔천사 '나눔냉장고'를 아시나요? “냉장고가 어떻게든 살아보라고, 끝까지 버텨보라고 용기를 줬습니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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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나눔천사 '나눔냉장고'를 아시나요? “냉장고가 어떻게든 살아보라고, 끝까지 버텨보라고 용기를 줬습니다.”

독립출판 무간 2017. 7. 18. 21:18

거리의 나눔천사 '나눔냉장고'를 아시나요? “냉장고가 어떻게든 살아보라고, 끝까지 버텨보라고 용기를 줬습니다.”

 

전북혁신도시가 자리한 완주군 이서면 LH아파트 10단지 장난감 도서관 외벽에는 먹거리를 이웃과 함께 나누는 냉장고가 세워져 있다. ‘행복채움 나눔냉장고라는 이름이 붙은 이 냉장고에 누군가 음식을 채워 놓으면 또 누군가 이를 가져간다. 누가 가져다 놨고, 누가 가져갔는가는 알 수 없다. 다만, ‘맛있게 드세요’,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라는 메모만 남겨져 있을 뿐이다.

 

행복채움 나눔냉장고가 어렵게 사는 이웃들과 사랑과 희망을 나누는 행복 공간이 되고 있다. 이 냉장고는 이서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 지난 2‘111사회소통기금으로부터 170여 만원을 지원받아 설치했다. 독일의 푸드 쉐어링에서 착안한 것으로 어려운 이웃과 음식을 나누자는 취지에서 마련했다.

 

 

초기에는 완주지역자활센터 푸드뱅크와 로컬푸드 등이 정기 후원에 나서 매일 아침 신선한 식재료를 가져다 놨다. 하지만, 최근에는 떡집과 식품업소, 마트, 주민 등이 속속 참여해 손수 만든 반찬부터 떡, 음료, 칫솔, 화장품 등 생필품까지 다양해졌다. 또 음식을 가져간 이들이 며칠 뒤 다시 음식을 채워놓으면서 참여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

 

음식이 늘어나다 보니 협의체는 거동이 불편한 홀로노인과 장애인세대에 먹거리를 직접 전달하고 있다. 복지제도를 몰라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이웃() 발견함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한 이용자는 노인도 아니고 겉보기에는 멀쩡하지만 만성질환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복지사각지대에 있는데, 형편과 가난을 드러내지 않고 도움을 받을 수 있어 감사하다는 글귀를 남겼다.

 

음식을 나누는 이들을 위한 피드백판에는 갖가지 사연들로 채워지고 있다. “주말에 베이글 놓고 가신 분 고마워요. 실은 이런 거 처음 먹어봤어요. 잘 먹었습니다라는 감사의 글부터 “3일 동안 제대로 밥을 못 챙겨 먹었는데, 덕분에 끼니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엄마가 아파서 2개 가져갈께요. 죄송해요라는 사연까지 다양하다.

 

나눔에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인근 아파트 경로당 할머니들은 텃밭에서 손수 재배한 상추를 비닐로 포장해 진열대에 올려놨고, 한 신혼부부는 결혼 축하로 받은 쌀을 보내왔다. 나눔냉장고를 자주 이용하는 한 개구쟁이는 빵과 요구르트를 모아 냉장고에 넣었고, 삼각김밥을 맛있게 먹었던 초등생은 우유와 통조림을 살짝 가져다 놨다. 한 주부는 택배일을 하는 남편이 이곳에 들러 끼니를 해결했다는데, 이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두고 간다며 유통기한까지 꼼꼼히 적은 제육덮밥을 놓고 갔다.

 

이 냉장고를 이용한 주민들은 하루 평균 50명 정도로 이서면사무소 측은 파악하고 있다.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우리 지역에 이렇게 좋은 시설이 있어 자랑스럽고 행복하다음식나눔에 꼭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영환 이서면장은 안전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생활이 어려운 이들과 나눌 수 있어 뜻 깊다나눌수록 더 끈끈해지는 이웃사랑의 연결고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http://v.media.daum.net/v/20170718183914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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