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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 있는 죽음 '웰다잉',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
평생 샐러리맨으로 일한 스나다 도모아키 씨. 퇴직 후 그는 말기위암선고를 받는다. 하지만, 슬퍼하기보다 평소 꼼꼼한 성격대로 엔딩 노트를 만든다. 그는 이 노트에 가족을 배려한 장례식 준비절차와 재산처리 및 유산분배에 필요한 사항을 꼼꼼히 기록한다.
사랑하는 손녀들에게는 힘껏 놀아주기를 실천하고, 쑥스러워 말 못했던 아내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담담하게 장례식장도 답사하고, 구순이 넘은 노모에게 “먼저 가서 죄송하다”는 인사를 드리기도 한다.
죽음을 앞둔 60대 남성의 담담한 일상을 그린 일본 다큐멘터리영화 ‘엔딩 노트’의 장면이다. 이 영화는 감독 스나다 마미의 아버지를 다룬 실화로 아버지의 마지막 반년을 기록했다. 2011년 개봉 후, 일본에서 ‘엔딩 노트 쓰기’ 열풍을 가져오기도 한 이 영화는 죽음을 담대하게 준비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일본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4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이다. 독거노인도 600만명을 넘어 고독사가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어떻게 삶을 마무리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일본에서는 ‘슈카쓰(終活)’라는 이른바 ‘죽음을 준비하는 활동’이 이미 성행하고 있다. 슈카쓰 관련 산업은 약 54조원 규모로 성장해 관련 박람회에서 상속문제나 죽기 전 집안정리와 같은 강의를 듣기도 하고 상담도 한다.
‘하카토모(墓友)’라는 무덤친구도 있다. 이는 사후에 같은 자리에 묻힐 노인들이 생전에 친해질 수 있도록 여행을 다니거나 말동무를 하는 것을 말한다. 또 장례시설과 묘지를 둘러보는 ‘슈카쓰 투어’와 화장한 유골을 우주에 뿌려주는 ‘우주장’도 인기다.
화장한 재를 담는 캡슐과 ‘우주장’ 전용위성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는 비용을 줄이고 가족과 조촐히 보내려는 작은 장례식도 크게 증가했다.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인생사를 정리한 홈페이지나 사망 후 지인에게 보낼 동영상이 제작되기도 한다.
웰다잉이란 살아온 날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것을 말하는데 죽음을 당하기보다는 죽음을 잘 맞자는 개념이다. 웰다잉은 웰리빙(well-living)의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웰다잉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웰다잉 박람회도 열리고 엔딩 노트도 판매되고 있지만, 일본에 비하면 아직 초기단계다. 한 상조회사의 임종체험프로그램은 젊은이들도 많이 참여한다. 또 최근에는 죽음을 주제로 토론하는 ‘데스 까페(death cafe)’도 문을 열었다.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일명 웰다잉법)’이 8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http://media.daum.net/life/health/wellness/newsview?newsId=2017061217500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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