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무간
숙성고기, 건강과 맛을 한번에...! 본문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지방 함유량(마블링)을 최고 기준으로 소고기 등급을 판정하는 현행 방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건강에 해로운 마블링을 기준으로 소고기 등급을 매기는 곳은 한국 밖에 없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한다. 소고기의 지방 함유량이 높으면, 각종 성인병 등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는 우려이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방안으로 '저지방 숙성육'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일반적으로 소고기는 지방함량이 많은 등심이나 안심, 채끌 부위를 선호하지만, 구이용으로 잘 찾지 않는 부위나 지방함량이 낮은 등급의 고기도 숙성 과정을 거치면 높은 등급의 등심이나 안심처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이에 발맞추어, 지난달 12일 축산물품질평가원(이하 축평원)은 3차 전문가 협의회를 열고 소고기 등급판정기준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축평원은 1992년 도입한 소 도축 등급판정제도가 마블링 위주의 판정기준을 가지고 있어 곡물사료 증가와 국민건강 저해 등을 블러온다는 지적에 대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7월, 5년여에 걸친 연구 끝에 거세 한우고기에 대한 소고기 맛 예측모델을 개발하여 '한우 24개 부위 숙성기술 개발' 브리핑을 진행했다. 소고기 숙성 기간이 늘어날수록, 단단했던 조직이 일부 분해되면서 육질이 부드러워지는 것을 확인했다. 4주간 숙성했을 때, 대부분의 부위가 연해졌는데, 특히 질긴 부위로 꼽히는 사태나 우둔살도 연함의 기준 수치인 3.5에 근접해, 숙성 전 꽃등심보다 부드러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숙성 과정에서 단백질이 분해되며 만들어지는 아미노산을 비롯한 다양한 성분들이 독특한 맛과 향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고기를 0~4℃에서 보관하면 카텝신이란 효소가 작용해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새로운 맛을 더하게 되며, 소화가 잘 되는 고기로 바뀐다.
소고기 숙성 방식에는 크게 건식(Dry Aging)과 습식(Wet Aging)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건식 숙성, 일명 '드라이에이징'은 일정 조건을 갖춘 저장고가 있어야 가능한데, 기름기가 적은 소고기 덩어리를 공기가 순환되는 저온 저장고에서 약 45일간 자연 숙성시키는 것으로, 숙성 기간 중 군데군데 곰팡이가 피고, 표면이 말라 버린다. 바싹 마른 표면이나, 곰팡이 부분을 모두 떼어낸 후 검붉은 빛깔을 띠는 속살 부위만을 먹는 것이다. 자칫 부패균이 붙어 소고기가 상해 버리는 등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습식 수성, 일명 '웨트에이징'은 소고기를 진공 포장해 숙성하는 다소 단순한 숙성 방법이지만, 숙성 과정 중 잃게 되는 맛과 향, 육즙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실 우리가 현재 먹고 있는 소고기도 도축 뒤 3~4일에서 길게는 1주일 정도의 유통기간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일종의 숙성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런데 일정한 조건에서 이 보관 기간을 수십 일까지 늘리면, 훨씬 부드럽고 풍미가 좋은 소고기를 먹을 수 있다.
최근에는 외식업계에서도 숙성 소고기 메뉴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벌써 마니아층을 확보할 만큼 그 인기는 날로 높아지는 추세이다.
경남에 위치한 펄쩍한우(대표 김삼준) 진해 본점은 웨트 에이징에서 진화한 수냉식 숙성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진해 본점 매장에서 수냉식 숙성 수장고를 처음 선보였고, 이후 각 지점을 통해 소고기 숙성육을 제공하고 있다.
수냉식 숙성방식은 진공포장한 소고기를 수장고에서 온도 변화 및 공기 노출을 완전 차단한 상태로 숙성하여, 웨트 에이징 방식에 비해서도 맛과 향, 육즙의 손실 뿐 아니라 산폐 가능성을 완전 차단한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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