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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이 세상에 실수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2

독립출판 무간 2016. 9. 19. 23:43

이렇게 저도 실수 덩어리입니다. 실수한 일이 어디 이거 한가지뿐이겠습니까. 저는 요즘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나의 작은 실수에 크게 실망하지 말아야지. 나의 큰 실수에도 크게 실망하지 말아야지.'

큰 실수도 작게 보면 작아집니다. 작은 실수도 크게 보면 커 보입니다. 그렇지만 인생 전체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실수, 만남과 결혼과 건강에 대한 실수는 가능한 한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저와 가까웠던 형님 한 분은 간암으로 50대 중반에 세상을 떠났는데, "의사가 술을 절제하라고만 해서 계속 술을 마셨다"고 말했습니다.

"호승아, 의사가 술 먹으면 죽는다고 말했으면 나 술 안먹었을 거야. 그런데 수치가 좀 더 높아졌다고 하면서 술을 절제하고만 하니까 마셔도 되는 줄 알았지."

그러면서 형님은 "호승이 너는 절대 술 먹지 마"하고 말했는데, 결국 그 말씀이 제게 남긴 유언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결정적인 실수를 하면서 한 세상을 살아갑니다. 어떻게 이 힘든 세상을 실수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어쩌면 신도 실수하 때가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아, 내가 실수했구나'하고 자기 실수를 인정하고 스스로 받아들이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실수를 실수로 이해하고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마음입니다.

저는 점심을 같이하자는 선배의 전화를 예의 없이 잘못 받는 바람에 그만 우정이 단절된 적도 있습니다. 그 날은 그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마음이 평온하지가 못했는데, 그만 나도 모르게 성의 없는 태도를 나타냄으로써 제 속마음을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선배는 화가 나서 그 다음부터는 저를 본체만체했습니다. 저는 곧 제 실수를 깨닫고 진정으로 사죄의 편지를 보냈으나, 그 선배는 결토 저를 용서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로는 저와의 인간관계마저 아예 단절시켜버리고 말았습니다. 저는 그 때 제 잘못을 크게 깨닫고 마음속으로 이렇게 되뇌었습니다.

'내가 남한테 실수를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이 나한테 한 실수는 가능한 한 이해하고 용서하는 것이 중요하구나. 나는 남이 나한테 한 실수가 그 어떠한 것이든 용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정호승,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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