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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 : 함께 있으면 마음이 온화하게 맑아지는지...그렇지 않다면, 그 사람을 피하는 것이 좋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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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 : 함께 있으면 마음이 온화하게 맑아지는지...그렇지 않다면, 그 사람을 피하는 것이 좋다!

독립출판 무간 2016. 9. 5. 14:32

불교에는 '선우'란 말이 있다. 친구 중에서도 서로의 마음을 성장시키는 둘도 없는 친구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말에는 모든 사람과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박애주의적, 위선적인 뉘앙스가 없다. 오히려 서로를 타락시키는 관계, 서로의 번뇌를 증가시키는 관계, 자신의 등급을 낮추는 관계는 멀리하라는 불교의 가르침과 통한다. 이 경우에 등급이 떨어진다는 것은 그 사람과 사귀면 왠지 마음이 더러워지는 기분이 되는 것을 말한다. 즉 함께 있으면 마음이 온화하게 맑아지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보라는 말이다. 만일 후자에 가까운 쪽으로 느낌이 오면 과감하게 그 사람을 피하는 것이 좋다.

 

불교에서는 이런 법칙을 인간관계에 한정하지 않고 모든 것에 적용시킨다. 행동할 때에도 이야기할 때에도 마음의 중심에서 어떤 것을 생각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이야기하는 내용 때문에 마음이 온화해지는가, 더러워지는가? 지금 하는 이 생각 때문에 마음이 온화해지는가, 더러워지는가?

 

만일 마음을 더럽히는 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 그 말을 멈추어야 한다. 마음을 더럽히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그 생각을 차단해야 한다. 마음을 더럽히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그 행동을 그만두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불교의 '계'로서 모든 일의 기준이 되는 법칙이자 룰이다. 계는 사고, 말, 행동의 규율로써 마음이 어지러워지는 것을 막아준다.

 

인간관계에서 분노에 가득 찬 사람들끼리 서로 악담과 비판만을 주고 받으면 이들 사이에서는 분노가 공명하고 있다. 일종의 '번뇌의 증폭장치'와 같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바른 마음을 가진 사람과 사귀면 확실히 그의 영향을 받아 마음가짐이 좋은 쪽으로 바뀌게 된다. 마음이 깨끗해지면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부모자식 사이든, 사제지간이든, 연인 사이든, 동료 사이든 마찬가지다. 아무튼 사람은 함께 있는 사람들에게 늘 영향을 받으므로 누구를 사귀는지는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계는 교칙이나 법률과는 달리 강제적인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부과하는 것으로 지키든 안 지키든 자유이다. 불교는 불자의 길을 걷고 싶은 사람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떠나는 사람 쫓지 않고 오는 사람 막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계를 지키지 않으면 자극에 휘둘려 번뇌가 증가하기 때문에 마음이 어지러워지고 불행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해복해지고 싶으면 계를 지키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처럼 계는 자기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강요하는 룰이라 할 수 있다. 계를 지키지 않는다 해서 누군가 화를 내거나 천벌을 내리거나 하지는 않는다. 결과적으로 자기 마음에 부정적인 것을 끌어들이게 될 뿐이다.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유윤한 옮김, 생각 버리기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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