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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이야기

세시풍속과 우리음식 : 대보름, 오곡밥과 아홉 가지 나물을 먹지요!

독립출판 무간 2016. 8. 31. 19:53

오곡밥과 아홉 가지 나물, 대보름(음력 1월 15일)

 

정월 대보름은 설날만큼이나 큰 명절입니다. 이 날 밤에는 둥그런 정월 대보름 달이 뜹니다. 사람들은 이 보름달을 보며 한 해 소원을 빌었습니다.

 

대보름날은 아침부터 할 일이 많습니다. 우선, 일찍 일어나서 땅콩, 호두, 잣과 같이 딱딱한 껍데기를 가진 열매를 이로 깨물어 먹습니다. 이것을 '부럼 깬다'고 합니다.

 

'부럼'을 깨 먹으면 일 년 동안 종기나 부스럼 같은 피부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믿었습니다. 또, 부럼을 깨는 것은 이를 튼튼하게 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호두를 깰 때는 조심해야 하겠지요?

 

과학적으로도 일리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여러 가지 좋은 음식들을 많이 먹지 못했습니다. 특히, 겨울에는 과일이나 채소를 거의 먹지 못해서 피부가 꺼칠해지고 약해지기 쉬웟습니다. 그럴 때는 식물성 기름과 좋은 영양소가 많이 들어 있는 호두, 땅콩, 잣과 같은 열매를 먹으면 피부도 좋아지고 건강에 활력을 줍니다.

대보름날에는 오곡밥이나 약식을 해 먹습니다. 신리 소지왕은 까마귀의 도움으로 궁중의 음모를 밝히고 목숨을 구한 적이 있었습니다. 소지왕은 도움을 준 까마귀들에게 감사하는 뜻으로 매년 향기로운 찹쌀밥을 지어 까마귀들에게 바쳤는데, 약식과 오곡밥은 이것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찹쌀밥은 고려시대에 화려한 떡 문화가 발전하면서 밤, 대추, 잣, 꿀 등이 들어가는 고급음식으로 변했습니다. 그러나, 서민들은 이렇게 고급스러운 약식을 만들어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찹쌀에 다른 곡식들을 섞어 오곡밥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보름날 먹는 오곡밥은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DAUM 백과사전)

 

오곡밥은 주로 찹쌀, 보리, 수수, 조, 콩, 팥, 기장, 쌀 가운데서 다섯 가지 곡식을 섞어서 지었습니다. 그리고, 대보름날에는 오곡밥을 여러 집에서 얻어 먹어야 한다는 말이 있어서 이집 저집에서 밥을 서로 나눠 먹었습니다. 적어도 세 집의 오곡밥을 먹어야 그 해 운이 좋다고 믿었습니다. 또, 오곡밥은 아홉 번 먹어야 좋다고 해 여러 번 먹었습니다.

 

오곡밥에는 아홉 가지 묵은 나물이 반찬으로 오릅니다. 아홉 가지 묵은 나물은 지난 해 가을에 미리 손질해서 말려 둔 무, 취, 호박고지, 박고지, 가지 오가리, 말린 버섯, 고비, 시래기, 고사리 등입니다.

 

그리고, 오곡밥과 나물을 먹을 때는 쌈을 싸 먹습니다. 김에다 싸 먹어도 좋고 미역이나 다시마 잎에 싸 먹기도 하며 배추에 싸 먹기도 합니다. 이 쌈을 '복쌈'이라고 부르는데, 한 해 복을 먹는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김아리 글 / 정수영 그림, 밥 힘으로 살아온 우리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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