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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 이야기

바람직한 장례문화 연구하는 원불교 최도운 교무

독립출판 무간 2016. 12. 10. 13:29

 

장례문화에 관심을 두게 된 동기는 ?

대학생 때부터 전국의 묘지, 봉안당, 수목원을 시작으로, 유럽 6개국의 장사시설에 이르기까지 답사를 통하여 장례문화를 연구하고 있다.

 

죽음 준비 교육이란 ?

죽음 준비 교육이란 죽음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무지를 넘어 현재의 삶에 대한 의미를 추구하는 것으로 인간으로서의 의미와 가치를 깨닫고 생명의 소중함과 존엄성을 갖는 것이다. 죽음을 맞을 때, 준비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크다. 사람이 생을 마감할 때 ‘애착, 탐착, 원착’을 내려놓고 청정일념과 서원을 챙겨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생사 체험 프로그램의 내용은 ?

생사체험은 4시간 동안 진행된다. 먼저, 30분간 죽음에 대한 강의를 한다. 죽음은 인생의 한 과정으로 ‘당하는 것’이 아니라, ‘맞이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몸을 이완시키는 명상체험을 한다. 이어, 자기의 이름이 적힌 명패와 유골함 앞에서 유언장을 쓰고 낭독을 하게 한다. 이후, 사람이 죽으면 처음 가야하는 길인 명로체험을 한다. 20여 미터의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는 의식으로 초등학생도 통과하지만 죽음이 두려운 20대의 청년은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공기가 80% 정도 되는 공간에 누워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정리의 시간을 갖는다. 마지막으로, 입관 체험을 30분 간 한다. 30분 후 몸 전체를 이완시키는 운동을 한 후 관에서 나온다. 참가자들 대부분 눈물을 흘리면서 지나온 삶을 반성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

 

우리나라의 장례문화는 ?

현재의 장례문화는 일제 강점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조선시대의 억불숭유정책으로 화장을 금하고 매장을 하는 문화가 형성됐다. 조선총독부 의례준칙에 따라 크게 변한 것이 상복이다. 전통 상복인 굴건제복(屈巾祭服·거친 삼베로 만든 옷)을 생략하고 두루마기와 두건을 입도록 만들었다. 유족이 왼쪽 가슴에 다는 나비모양의 검은 리본과 왼쪽 팔에 검은 완장을 차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액자 리본, 삼베수의도 일본의 잔재다. 장례식장의 꽃도 일본을 거쳐 들어왔다. 전통장례에 사용된 꽃은 수파련(水波蓮)으로 상여에 다는 종이꽃이 전부다.

 

원불교의 장례문화는 ?

상장(喪葬)은 두 가지 의의(意義)가 있다. 하나는 친척·친지를 중심으로 그 정곡(情曲)을 풀며 절차를 갖추는 것이고, 하나는 당인을 중심으로 열반과 천도를 기원하는 것이다. 사람이 열반에 들면 수족을 거두고 백포(白布)로 열반자를 덮은 후, 장내를 정돈하고 열반실의 실내 공기를 서늘하게 하여 정결히 한다. 열반 후 약 1시간 후 열반식을 거행한다. 1분간 좌종을 울린 다음, 개식, 입정, 심고. 성주, 천도 법문, 독경(서원문·심경). 염불. 폐식의 순으로 진행하며, 열반식 중에는 곡을 하지 않는다. 열반식 후에는 장막 등을 둘러 망자가 안치된 곳을 정리 후 사진을 봉안해 조상(弔喪)을 받으며, 때로 독경·염불을 한다.

상가에서는 불 피우고 달야(焚薪達夜-분신달야)하는 구습은 폐지하고, 등촉을 가옥 주위에 밝힌다. 입관은 수의와 관(棺)이 준비되는 대로 하되, 착의(着衣)하기 전에 열반자를 정결히 착의한 다음, 시신을 묶는 것은 하지 않는다. 수의는 평소 입는 당인의 의복 가운데 정결한 것을 선택해 착의한다. 발인식은 사진이나 위패를 대상으로 하여 거행하며 개식. 착복 및 고유문, 상주 대표 고사. 심고 및 일동 경례, 성주, 천도 법문, 독경(서원문) 및 축원문, 폐식의 순으로 한다.

장사(葬事)는 매장과 화장 중 선택하며 매장의 경우에는 평장을 원칙으로 한다. 장례 후에는 사진이나 위패를 실내에 49일간 봉안하고, 상주와 관계인이 염불·독경 등으로 천도를 축원한다.

 

원불교의 천도재란 ?

천도란 옮긴다는 의미다. 악인을 선인으로, 낮은 곳에서 좋은 곳으로 옮겨주는 것이다. 천도는 산 사람, 죽은 사람 모두 해당되는 것이지만 주로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해 행하는 예가 많으며, 죽은 뒤 중음에 머무르는 49일 동안 7회를 통해 천도재를 모신다.

천도는 열반인의 영혼을 독경, 염불, 축원으로 일깨우고 과거 생의 모든 착심을 끊으며 다음 생에서 성불제중의 서원을 세우도록 염원하고 인도해 주는 것이다.

원불교의 천도는 열반인의 공덕이 세상에 널리 미쳐 열반인의 영혼이 천도 받는 동시에 애착, 탐착을 끊게 하고 열반인의 영혼이 많은 사람과 상생 인연을 맺도록 하는 것이다. 함께하는 사람들도 천도재의 공덕으로 생사해탈의 힘을 얻는다.

재는 열반인의 천도를 위하여 베푸는 법요행사다. 초재로부터 종재에 이르기 까지 7‧7헌재를 계속하게 하는 것은 열반인의 영식이 대개 약 7‧7일 동안 중음에 있다가 업연을 따라 몸을 받게 되므로 그동안에 자주 독경과 축원 등으로 청정한 일념을 챙기게 하고 남은 착심을 녹이게 한다.

 

바람직한 장묘문화는 ?

장묘문화는 선택이다. 매장, 화장, 자연장 등 좋고 나쁨이 없다. 고인의 뜻과 상황에 따라 선택해 고인을 편안히 모셔드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좋다고 해서 무조건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전통문화 계승과 역사의식을 가지고 장묘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수목장의 원조는 독일이다. 우리는 흙에서 왔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가치관이 있지만 독일인들은 숲에서 왔다가 숲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에서 수목장이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최도운 교무는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를 졸업하고, 원광대학교 불교학과에서 ‘원불교 장묘문화 방향에 관한 연구’논문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원불교에서 운영하는 (재)영모묘원에서 근무하던 6년 동안, 어린이, 청소년, 간호학과 대학생, 공무원, 현충원 관계자 등 500여명의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생사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원광대학교에서 ‘종교와 원불교’라는 교양과목을 강의했고, (사)원호스피스 연구위원, (사)한국장묘문화범국민협의회 연구위원, 국립대전현충원 연구위원으로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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