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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감각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 마음이 충족된다!

독립출판 무간 2016. 9. 18. 18:45

앞에서 오감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불교에서는 이 오감(눈, 귀, 코, 혀, 몸)의 의(생각)을 더해 '육문'이라고 하고, 외부의 자극을 인식하는 통로로 본다. 우리는 이 여섯 개의 문을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는데, 이 때 '듣고 있다', '냄새 맡고 있다', '맛보고 있다', '접촉하고 있다', '생각하고 있다'라는 동작이 함께 한다. 육문을 통해 인식하는 것은 나의 정체, 즉 '이것이 나다'라는 것이다.

'지금 나는 오감 중 어느 것을 사용하고 있을까?'를 자각하려면, 이들 감각을 능동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우선 다음의 차이를 인식해 보자.

 

_'보인다'라는 수동적인 상태와 적극적으로 '본다'라는 능동적인 상태

_'들린다'라는 수동적인 상태와 적극적으로 '듣느다'라는 능동적인 생태

_'냄새가 난다'라는 수동적인 상태와 적극적으로 '냄새를 맡는다'라는 능동적인 상태

_'맛이 난다'라는 수동적인 상태와 적극적으로 '맛을 본다'라는 능동적인 상태

_'느끼고 있다'라는 수동적인 상태와 적극적으로 '느낀다'라는 능동적인 상태

 

예를 들어, 지금 눈앞에 어떤 풍경이 '보이고 있다'고 치자. 이 상태에서 무언가 하나(큰 것보다는 작은 것)에 초점을 맞추고 응시해 본다. 다른 것에 의식을 분산시키지 말고, 그것에만 쭉 시선을 집중한다. 이것이 '보인다'와 '본다'의 차이이다. 능동적으로 한 점을 응시하면, 주위의 사물들은 흐린 배경이 된다. 그리고 뚫어지듯 하나의 사물을 보고 있는 동안, 다른 감각들은 차츰 조용히 가라앉아 버린다. 하지만 정말 다른 감각들이 모두 마비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는 일에 집중하더라도 듣는 일과 같은 다른 감각을 느끼는 일을 어렴풋이는 할 수 있다.

다른 예를 들자면, 손과 얼굴처럼 노출되어 있는 피부에 의식을 집중해 공기와 접하고 있는 신체감각을 충분히 느껴 본다. 비가 내리고 있다면 축축하고 쌀쌀한 온도가 느껴질지도 모른다. 이 때 온도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감각 그 자체에 몸을 맡겨 보자. 그 감각을 완전히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다 보면, 어떤 온도에서라도 의외로 기분 좋은 느낌이 들고 마음도 편해질 것이다.

다음은, 옷 속의 신체에 의식을 집중해 본다. 그러면 방금 전과는 다른 온도가 느껴지고, 이것 역시 기분 좋은 느낌을 줄 것이다. 하지만 쾌락 때문에 기분이 좋아진 것은 결코 아니다. 정보 처리를 그만 두고 감각 그 자체에 머물며 정신통일을 한 덕분에 얻은 상쾌한 기분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느껴진다'와 '느낀다'의 차이이다. 불교적으로 말하자면 '실념상태'와 '생각이 집중되어 있는 상태'의 차이이다.

이처럼 자신의 감각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연습을 반복하다 보면, 생각의 잡음에 방해받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의 정보를 확실히 인지해 충족감이 느껴진다. 지금까지는 막연히 무언가를 보면서 다양한 생각을 하고 여러가지 소리를 들음과 동시에 추위를 느낀다거나 하는 식으로 많은 잡음에 의식을 분산시켜왔다. 하지만 감각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다 보면 해야 할 일에 의식을 모아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옛날 사람들은 예부터 비오는 소리나 물 떨어지는 소리 등 자연의 소리에 흥미를 느끼며 적극적으로 인식하는 능력이 있었다. 지금 그 곳에 있는 것에서 감각적으로 멋을 느낄 줄 알았던 것이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주위에 격력한 자극이 넘쳐나고, 그만큼 사람들도 계속 강한 것들을 원하기 때문에, 미세하고 소소한 자극들을 즐길 수 없게 되고 말았다. 하지만 이제 '들린다'를 '듣다'로 바꾸고, '보인다'를 '본다'로 바꾸도록 오감을 개발하면, 얼핏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것에서도 충만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현실이 지루하고 사소하게 느껴진다고 뇌를 콕콕 자극하는 오락을 찾아 도피하지 않아도 항상 일상의 섬세한 멋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생활 전반을 새로운 눈으로 보며 의식의 센서를 단련시키면, 오감에 입력되는 데이터를 제대로 깨달을 수 있기 때문에, 짜증이나 불안도 사라진다. 그러면 차츰 성격도 개선되어 특별한 강한 자극이 없어도 지금 여기에 있는 것에서 충만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해야할 일에도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유윤한 옮김, 생각 버리기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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