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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세상야

반찬 이야기 : 우리는 언제부터 장아찌를 먹었을까?

독립출판 무간 2016. 9. 18. 15:03

 

농경국으로 발달한 우리나라는 식생활 풍습에도 농경민족으로서의 특성이 현저하다. 우리의 일상식은 곡류가 주식이며, 그 밖의 것은 부식으로 구성되어 주식과 부식이 뚜렷한 특성을 이루고 있다.

 

계절적인 분별이 뚜렷한 기후적 배경과 지역적·풍토적 다양성은 우리 음식에서 저장식품을 발달시켰다. 즉, 각 가정에서는 철따라 나오는 여러 가지 채소를 적절한 저장법으로 갈무리하여 일상 식생활에 부족함이 없도록 대비하였다. 이와 같이 비축하기 위하여 채소를 저장하여 두는 것은 계절에 따라 기온의 차가 심하고 생산품에 제한이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채소의 수시공급을 위한 필수적인 요건이 되었다. 저장식품은 각 가정에서 가공하여 비축하였으므로 주부의 중요한 연중행사의 하나였다. 그래서, 계절에 따라 때를 놓치지 않고 저장하는 부지런함과 솜씨도 필요하였다.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에서 농촌 부녀자들이 하던 연중행사 중에 음식에 관계되는 것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여기서도 장아찌 등의 저장식품이 일상식에서 중요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7월령에는 “채소 과일 흔할 적에 저축을 많이 하소. ·호박고지 켜고, ·가지 짜게 절여 겨울에 먹어보소. 귀물이 아니 될까.”, 9월령에 “타작점심 하오리라, 황계 백숙 부족할까. 새우젓, 계란찌개, 상찬으로 차려놓고, 배춧국, 무나물에 고춧잎 장아찌라. 큰가마에 안친 밥이 태반이나 부족하다”라 하였다. 여기서 장아찌가 필수음식이었으며, 입맛을 돋우는 기호식품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규보(李奎報)의 시에 무에 대하여 쓴 것이 있다. “에 넣으면 삼하(三夏 : 여름의 석 달)에 먹기 더욱 좋고, 소금에 절여 동치미 또는 짠지와 같은 김치로 한다”라고 하였고, 파에 대하여서는 좌반(佐飯 : 반찬)으로 한다고 하였으니, 무장아찌와 장아찌를 이르는 듯하다.

 

장아찌는 간장이나 소금에 절이는 방법을 써서 만든다.

 

1.

마늘이 처음 나와서 연할 때에 식초물에 담가 매운 맛을 빼고, 간장에 설탕을 넣고 절인다. 그러면 새콤하면서 달고 짭짤하며 빛이 검붉은 마늘장아찌가 된다. 간장 대신에 소금에 담가 만들면, 희고 깨끗한 마늘장아찌가 된다. 가로로 썰면 단면이 꽃과 같이 예쁘고 또 마늘을 빼어 먹으면 사각거리는 것이 별미이다. 마늘에서 물기가 나와 간장이나 소금물이 흐려지므로 서너 번 정도는 그 물을 따라내어 끓여서 식혀 부어야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2.

고춧잎 장아찌·가지 장아찌도 같은 방법으로 담근다. 그러나, 식초는 넣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방법은 고추장 또는 된장에 박아서 만드는 방법이다. 이 때에 채소는 소들소들하게 말려서 쓴다. 이렇게 하면 고추장이나 된장에 여분의 물기를 주지 않는다. 꺼내어 먹을 때에는 고추장을 훑어내고 썰어서 설탕과 참기름을 넣고 무친다.

 

3.

된장에는 를 많이 박는 편이다. 그러나, 그대로는 날된장 냄새가 나므로 적당히 썰어서 한 번 찐 다음에 참기름과 설탕을 넣고 무친다. 더덕 장아찌는 더덕을 물에 잠시 우렸다가 방망이로 자근자근 두드려서 펴고 소들소들하게 말린 다음에 망사에 싸서 고추장에 박는다.

 

4.

오이 장아찌 오이를 절였다가 꼭 눌러서 물기를 빼고 다시 소들소들 말려서 고추장에 박는다. 무·가지·마늘종 등도 같은 방법으로 만든다. 무와 마늘종은 된장에 박기도 한다. 그러나 된장보다 고추장에 박는 것이 빛깔도 곱고 맛도 좋다.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14XXE0048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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