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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소리에 세뇌되지 않도록 깨어 있어야 한다!

독립출판 무간 2016. 9. 17. 12:35

불교 본래의 명상법은 명상할 때의 집중력을 이용해 자기 마음의 움직임을 들여다 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떤 소리가 들릴 때 '소리가 난다 - 무슨 소리일까 - ... 소리다 - 시끄럽네'라는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도 그것에 사로잡히지 말고 소리 자체를 듣기 위해 집중해야 하고, 이런 집중을 위해 생각을 멈추어야 한다. 즉 '소리가 난다 - ...'에서 마음의 반사반응을 멈추게 하는 훈련이다. 하지만, 요즈음 좌선을 가르치다 보면 초심자들은 싫은 소리가 들릴 때에만 그 소리에 집중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보통 때에는 집중하지 않다가 싫은 소리가 들려올 때에만 급히 집중해서 방어하려고 하면 잘 되지 않는다.

 

불안하고 초조할 때 속이 후련해지기 위해 무언가를 내리쳤다가 스스로 낸 소리에 놀라 불안감이 더 커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큰 소리를 듣게 되면 분노의 자극이 더 커져 마음은 더 쉽게 놀라게 된다. 어쩌면 우리는 늘 세뇌당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극이 강한 텔레비전의 영상이나 소리가 자각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쏟아져 들어오면 우리 마음에 흔적을 남기고 영향을 끼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자극이 강한 것은 마음에 강하게 달라붙어 무의식적인 생각에 잡음을 만들게 된다. 외우기 쉬운 단순한 멜로디의 CM송을 반복해서 듣다보면 어느 틈엔가 그 노래가 마음에 새겨져 자기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된다. 이것은 광고 방송뿐만 아니라, 과거에 자주 반복해서 들었던 말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처음에 들었을 때에는 생각을 강요하는 것 같아 반발이 생기다가도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듣다보면 왠지 처음부터 스스로 그렇게 생각했던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 '누군가에게 강요당한 말'이 '스스로 하는 말'로 바뀌는 셈이다.

따라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말이 확실하다면 그런 말에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예전에 "수행하라, 수행하라, 수행하라!" "보시하라, 보시하라, 보시하라!"고 반복해서 외쳤던 옴 진리교에 세뇌당한 사람들이 있었던 것처럼 좋지 않은 것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해서 듣는 것은 위험하다.

 

이런 견지에서 보면 일년 내내 화를 내는 소리나 공격적인 소리를 듣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공격적인 말들은 늘 사람의 마음 깊은 곳을 쿡쿡 자극하는 잡음이 되어 텔레비전 화면에 자막이 흐르듯이 마음 위를 달려 지나간다. 그리고 그것의 미미한 영향들이 쌓여 언젠가는 마음 깊이 새겨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사람에게서도 공격적인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폭력적인 말은 물론이고 항상 소리치듯이 말하는 사람 옆에 있으면 나쁜 영향을 받기 쉽다. 가능하면 그런 사람 옆에는 있지 않는 것이 좋다. 따라서 자신이 어떤 자리에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늘 소리치고 욕하며 큰 소리를 내는 환경에서 자라는 어린 아이는 정서적으로 나쁜 영향을 받아 성격이 비뚤어진다고 한다. 아이 앞에서 부부싸움을 하는 것과 큰 소리를 내는 것은 삼가야할 일이다.

일상생활 중에도 소리를 내지 않고 행동하는 연습을 한다는 자세로 지내는 게 좋다. 물건을 둘 때, 둔을 열 때, 도구를  사용할 때 등 소리를 내지 않도록 조심하는 버릇을 들이면 동작 하나하나가 정중해지고 보기에도 아름다워진다.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 유윤한 옮김, 생각 버리기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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