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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자신을 위한 충고를 공격하지 않는다!

독립출판 무간 2016. 9. 7. 07:20

사실 곤란에 처한 사람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은 조용히 있어 주는 것이다. 가만히 침묵을 지키며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도 좋다. 이 때, "자아, 이야기를 들어볼까?"하고 생색을 내듯이 하지 말고, 상대가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싶어지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별 다른 말없이 상대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 기울여 주면 슬슬 이야기를 풀어놓을 것이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나와 함께 있는 것을 편안하게 생각하고 차분히 긴장을 풀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난 후에는 상대방을 부정하거나 일부러 긍정하지 않는다. '이렇게 해야 한다'는 식으로 잘난 척하며 의견을 들려주어도 그 말은 상대의 마음에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다. 설령, "당신이 고치면 좋아지지 않을까?"라고 아주 부드럽게 말했더라도, 그 말 역시 "당신이 틀렸어"라고 상대를 부정하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상대가 지금 무엇 때문에 곤란하며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확실해질 때까지 쭉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다.

 

만일, 충고를 해야 한다면 "당신은 이렇게 하고 싶은 거죠?"라고 공통된 이해지점에 이를 때까지 상대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잘 알아보고, 그것을 하기 위한 방법이나 마음가짐을 함께 생각해 보는 방향이어야 한다. 사실, 이것도 상대를 미미하게 부정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가 '하고 싶은 것과 하고 싶지 않은 것, 이룰 수 있는 것과 이룰 수 없는 것'을 서로 인식하고 있으므로 기본적인 것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상대가 행복해지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는 막연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 치자. 이런 경우에는 우선 이 사람에게 행복이란 무엇인가부터 생각해 봐야 한다. 그에게 행복의 이미지에 대해 계속 물어보는 것도 좋다. 무엇이 행복이고, 행복이 아닐까. 무엇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을까.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

 

상대가 모순된 생각을 하고 있다면 대화가 계속될수록 조금씩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러면, 그 부분에 대해 "왜 그렇게 하고 싶지?" "왜 그것을 하고 싶지 않지?" "지금 한 얘기를 좀 자세히 해 보겠어?"라고 계속 물어본다. 상대의 이야기가 단순한 푸념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상대가 스스로 생각을 정리해 설명할 수 있도록 여러 방면에서 질문을 해 보도록 권한다. 상대가 자기 인지를 보다 객관화하기 쉽도록 해 주기 위한 것이다. 그러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상대는  스스로의 모순을 알아차리고 수정하고 되고, 본인 내면에 있는 행복 이미지도 변하게 된다. 그리고, 대화를 마치면서 얻은 결론을 자신이 끌어낸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그를 조금이라도 부정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편, 본인이 괴로워하고 있는데도 그 때까지의 모든 것을 긍정해서 "당신은 전혀 나쁘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은 난처한 자리를 면하기 위한 임시변통에 지나지 않는다. 서구 카운슬링 이론에서는 무조건 긍정적인 말을 들려주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말이 상담 중인 상대의 기분을 일시적으로 편하게 해 주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비뚤어진 마음은 그대로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에는 조금도 가까워지지 않는다.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유윤한 옮김, 생각 버리기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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