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무간
신체적으로 크게 해로운 것이 아닌 한, 일일이 반응하고 좌우되지 않는 마음가짐이 필요하하다! 본문
촉감을 훈련시키는 두 번째 단계는 더위와 추위 등의 외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고, 우왕좌왕하지 않는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무더운 여름에는 '덥다'라는 감각이 뇌를 자극한다. 그리고, 이 때 발생하는 전기신호 충격 때문에 불쾌하고, 결국 냉방기를 켜게 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보통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저절로 이루어진다. 단기적으로 보면 신체 온도를 내리기에 아주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조금이라도 자신의 뜻에 맞지 않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강제로 없애야 하는 마음의 습관이 생기게 된다. 누구든 더울 때에는 더위를 없애야 한다는 틀에 박힌 사고를 하기 때문에 온도에 변화를 주어 자신의 쾌적암을 구하려 한다. 그리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작은 일에도 참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우선은 신체적으로 크게 해로운 더위와 추위가 아닌 한, 그런 것들에 일일이 반응하고 좌우되지 않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만약에 조금 덥다면 '지금 내 몸은 더위를 느끼고 있다, 땀이 나고 있다'하고 관찰하면서 그 상태를 부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보도록 한다.
그 외에도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버릇들은 많이 있다. 늘 머리를 긁적인다든가. 코가 가려워 긁는다든가... 하지만, 아무리 가렵더라도 긁기 전에 숨을 마시고 한 박자 쉬며 가만히 있어 보는 훈련도 마음을 통제하는 데에는 많은 도움이 된다.
지금 내가 모기에게 물리는 중이라고 치자. 약 2분 전부터 엄지 손가락 밑 부분에 모기 한 마리가 앉아 있다. 모기가 앉아 있다는 것 자체에 집중하게 되면 '우와, 모기에게 물리겠다!'라고 긴장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모기도 잡혀서 죽게 생겼으니 '어서 피를 빨고 도망가자!'라고 긴장하지 않게 된다. 그 결과 한 방에 독을 주입하려고 들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그럼 인간의 시선을 옮겨보자. 대부분 '물리면 가려워, 모기는 정말 싫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가렵다는 정보가 뇌로 들어가면 뇌는 그것이 싫다고 정보 처리하고 '아, 싫다, 싫어!'라고 느껴 버리기 때문에 불쾌한 기분이 된다. 이것은 분노의 번뇌가 조정하는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오감의 초입 단계에 있는 촉감에 집중하면서 의식을 가려움 그 자체로 몰아가 보자. 미세한 자극이 일고 있다는 게 느껴질 뿐, 그것이 싫으므로 없애야 한다는 뇌의 명령은 내려오지 않는다. 자극이 시작될 무렵에 집중해서 느끼면 '가려우니까 싫다'에서 '~하니까 싫다'라는 부분을 잘라낼 수 있다. 그러면 단순히 '가렵다'만 남게 된다. 이런 일은 글로만 읽으면 실감하기 힘들다. 독자 여러분들도 가려운 데가 있으면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꼭 해보길 바란다.
가려움 그 자체는 통각을 지나가는 미세한 자극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자극이 뇌에 도달한 시점부터 폭발적인 활동이 시작된다. 뇌는 가려운 것은 싫다, 파괴해 버려야 한다고 데이터를 고쳐서 다시 쓴다. 그래서 싫은 느낌이 더욱 커져서 결국 긁게 만든다. 뇌의 이런 활동을 멈추게 하려면 그 곳에서 발생하는 정보 자체에 집중해 잘 느끼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뇌는 '가렵다-싫다'라는 데이터 처리를 하지 않게 되기 때문에 그것은 특별히 괴로운 이이 아니게 된다. 게다가 모기에게 물리면 우리 몸 속으로 해로운 성분이 들어온다. 하지만 물린 곳에 의식을 집중하고 있으면 우리 몸은 '이 곳에 문제가 있구나!'라고 인식한다. 그러면 그 독을 빨리 분해할 수 있는 자기 치유능력이 활동을 시작하기 때문에 치유가 빨라진다. 가렵지 않으니 긁지 않아도 되고, 긁지 않으니 피부가 부어 오르거나 상처가 생기지 않는다.
혹, 독자들 중에 가려우니까 긁는 거고, 긁으면 기분이 좋아지니까 차라리 긁는 게 낫지 않나 하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려움을 그냥 단순한 정보로 느끼며 놓아주는 사람과 가려움에 집착하며 싫다고 느끼는 사람 중 누가 더 행복하겠는가? 후자는 분명히 가려움에 대해 분노를 느낄 것이다. 가려움을 반드시 없애버려야 한다는 반발심도 생길 것이다. 그리고 이 때 우리 마음은 불행하다고 느낄 것이다. 춥다, 덥다, 아프다, 근질근질하다 등 싫다는 감정이 신체감각을 통해 뇌에 입력되기 떄문에 행복감은 점점 사라져 가게 된다.
불교에서는 이런 '싫다!'는 느낌을 받는 일이 적으면 적을수록 생활은 더욱 충실해지고, 행복에 가까워진다고 본다. 더워도 더위 그 자체에 잘 집중해 보면 더우니까 싫다는 느낌이 사라지고, '더위라는 정보가 입력되는구나'에서 끝나버린다. 그러면 싫다는 기분을 맛보지 않고 하루를 지내게 되기 때문에 아주 기분 좋게 여러 가지 환경에 적응할 수 있게 된다.
(코리케 류노스케 지음, 유윤한 옮김, 생각 버리기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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