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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나, 친절한 나로 보이려고 만들어낸 친절함은 본인도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상대에게 압박으로 다가갈 수 있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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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나, 친절한 나로 보이려고 만들어낸 친절함은 본인도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상대에게 압박으로 다가갈 수 있다!

독립출판 무간 2016. 9. 6. 13:19

성실하게 다른 사람을 배려한다는 것은 적극적으로 상대에게 무언가를 해 준다든가 걱정해 준다든가 하면서 끈적하게 들러붙는 것이 아니가. 나는 친절을 베풀려는 의도였다 해도 내면에서 들끓는 번뇌 때문에 상대에게 쓸데없는 참견이 될 수도 있다. 좋은 나, 친절한 나로 보이려고 만들어낸 친절함은 본인도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상대에게 압박으로 다가갈 수 있다.

 

누군가를 불쌍한 듯이 동정할 때, 그것은 대부분 우월감에서 나오는 감정이기 쉽다. 상대를 불쌍히 여기는 자신의 모습에 흥분해, '다른 사람을 가엽게 여기는 나는 좋은 사람'이라는 이미지에 젖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기 때문에 흥분한 상태에서 무언가를 말하거나 행동하기 때문에 실제로 상대의 일에 대해서는 그다지 생각하고 있지 않다. 자신의 번뇌 때문에 과잉 반응해 상대의 지나친 응석이나 푸념도 받아주고 만다. 그 결과 본인은 자기가 지금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상대를 망치고 있는 경우도 있다.

 

다른 사람의 일을 지나치게 걱정하는 것도 상대에 대한 진정한 배려라 할 수 없다. 사람은 누군가 자기를 지나치게 배려해 주면 그것을 마음에서 부담스럽게 여긴다. 아무리 친절을 베풀고 싶다는 마음에서 걱정을 하게 되었다 해도, 막상 울거나 불안하게 되거나 감정적이 되면 고통이 생긴다. 이 고통을 번뇌이 한 종류로서 분류하자면 분노이다. 이런 분노는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에 대한 반발감에서 생겨난 것이다.

 

예를 들어, 병문안 온 사람이 울기라도 하면 걱정해 줘 고맙다고 느끼기 보다는 불안하고 어두운 분위기에 전염된 환자는 더욱 괴로워진다. 마음 속에 분노 에너지가 쌓이면 주변에 파동으로 발산되기 때문에 한 사람으로 인해 병실 자체가 어두운 분위기에 쌓인다. 결국 제대로 된 병문안을 할 수 없게 된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걱정이란 자기 맘대로 즐기는 취미활동 같다. 진정 상대를 위한다기보다는 자기가 걱정하고 싶으니까 걱정하는 것이다. 보통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 걱정을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자신의 불안과 동요에서 시선을 돌리기 위한 것이다. 불쌍한 것은 이 사람이지 내가 아니다, 큰 일 난 사람도 이 사람이지 내가 아니다,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을 걱정함으로써 자신의 불안에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유윤한 옮김, 생각 버리기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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