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무간
지배와 피지배, 그 이분법적 논리의 극복 (2) : 과거의 경험에 집착하는 한 그런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본문
물론 남성들이 여성을 학대하고 차별하는 것은 고쳐야 한다. 하지만 여성들도 자기 반성을 해야 한다. 나는 얼마 전에 성폭력상담을 하는 여성들을 만나 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들은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는 눈이 부족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억압받고 산 삶 때문에 한이 맺혀서 그렇겠지만 도가 지나치다는 느낌을 받았다. 예를 들어 누군가 '00라는 사람이 나를 만졌다'라고 신고하면 그 00라는 사람이 그럴 만한 사람인지 아닌지, 신고 내용이 타당성이 있는지 없는지 살피는 진실규명 작업은 제대로 하지 않고, '너 잘 걸렸다'며 벌떼처럼 일어나는 수준이었다. 비록 성추행문제라 해도 사실을 조사해서 차분하게 대응해야 하는데, 사실이야 어떻든 여자는 무조건 억울하고 분하다며 우르르 들고 일어난다면, 이것을 어떻게 여성해방운동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사실 여성운동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여러 곳에서 이런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여자가 얘기하면 다 옳은 것이고, 노동자가 얘기하면 다 옳은 것이 되었다. 기업인은 무조건 죽일 놈이고, 남자는 다 똑같은 놈이 되었다. 사람들이 과거의 경험에만 지나치게 집착한 데다 자신도 모르게 기득권자의 철학을 갖고 사회를 바꾸려고 하기 때문에 이런 논리적 모순을 갖게 된 것이다. 오랫동안 공무원이 민원인을 무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살았기 때문에 공무원이라면 무조건 나쁘게 보는 것도 마찬가지다. 민원인이 잘못했어도 공무원이 불친절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공무원이 죄를 뒤집어 쓰는 경우도 있다.
사람들이 과거의 경험에 집착하는 한 그런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기는 힘들다. 그래서 남자들은 누구나 가부장적이고, 자본가는 무조건 부도덕하고, 공무원은 언제나 불친절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남자와 여자가 대립하면 무조건 가부장적 질서에서 벗어나지 못한 남자의 잘못이고, 자본가와 노동자가 대립하면 착취당하는 노동자가 언제나 옳다. 결국 또 다른 지배논리를 따라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사고방식의 균형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가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
(법륜스님 지음, "마음의 평화, 자비의 사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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