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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적 삶을 통한 노동과 놀이의 일치 (2) : 피해의식에서 벗어나는 해방...!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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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적 삶을 통한 노동과 놀이의 일치 (2) : 피해의식에서 벗어나는 해방...!

독립출판 무간 2016. 9. 1. 08:15

평생직장이란 것도 알고 보면 노예의 속성이다. 노예는 주인에게, 농노는 땅에, 노동자는 돈에 묶여 있다. 모두 묶여 있기는 매한가지다. 진정한 평생직장은 수행을 통해 자기를 실현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삶의 주인이 되어 살 수 있다. 또한 노동이 놀이와 휴식이 되는 것, 일이 바로 수행이 되는 것이 진정한 노동의 해방이다. 자기가 자기 운명을 온전히 움켜쥐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노동의 해방이다. 자기 삶의 완벽한 주체가 되는 것, 그것이 바로 부처의 삶이다. 대가가 있건 없건 스스로 원해서 스스로 즐겁게 사는 보살들이야말로 노동에서 완전히 해방된 사람들이다. 관세음보살님과 같은 분, 지장보살님과 같은 분은 얼마나 일이 많으며, 또 그 일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그런데도 그분들은 노동에서 완전히 해방되었다.

 

따라서 승려니 속인이니, 세간이니 출세간이니, 머리를 깎았느니 길렀느니, 둘이 사니 혼자 사니, 고기를 먹니 안 먹니 하면서 분별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혼자는 못 살고 짝지어서 살다 보니 혼자 사는 것을 대단한 것처럼 본다. 그래서 스님처럼 혼자 사는 것을 이상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는 못 산다. 그러니 얼마나 인생이 힘든가. 자기가 자기 원하는 대로 안 되는 존재인 것이다. 이런 얽매임은 사람들의 사고방식 때문이다. 예를 들어, 흑백 인종갈등에 있어서도 흑인들 스스로가 '검은 것은 어둠이고 어둠은 사탄이며, 흰 것은 밝음이고 밝은 것은 천사'라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한 인종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여기에는 '검은 것이 아름답다'라고 획기적으로 생각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마틴 루터 킹과 말콤 엑스의 차이가 바로 그와 같은 것이다. 검은 것 자체가 아름답다고 하면 피부색이 검다고 해서 문제될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사람들이 인식을 그렇게 바꾸기가 어렵다. 담배를 피우던 사람이 담배를 끊기가 어려운 것처럼 그동안의 사고방식에 중독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는 것은 사실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장님을 키작은 나무에 매달아 놓고 그에게 '발 밑이 천 길 낭떠러지다'라고 말하면 그는 절대로 손을 놓을 수가 없다. 그러나 눈 뜬 사람이 보면 실제로는 땅에서 고작해야 몇 뼘밖에 떨어지지 않은 데 매달려 있을 뿐이다. 그냥 손을 탁 놓으면 되는 것이다. 지금 자기 생각에 사로잡혀 사는 사람들이 바로 이 장님 꼴이다. 손을 놓아 버려도 아무 일 없다.

 

결론적으로 말해 나는 인간이 모든 착취에서 해방됨을 지지한다. 약소민족의 해방, 여성의 해방, 계급의 해방, 노동자의 해방에 원론적으로 지지를 보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피해의식에서 벗어나는 해방, 해방이 새로운 억압을 만드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는 해방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들에게 남편에게 '제가 잘못했습니다'라고 기도하라고 하면 여성들은 옛날처럼 살아야 하느냐고 되묻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그렇게 하는 것이 진정한 해방이다. 여자들은 5천 년 동안 억압받고 살았다. 그러면서 남자에게 보호 받아 왔다. 이제는 여자가 남자들을 애 돌보듯 보살피면 정신적인 우위를 확실하게 점유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어떤 남자가 여자를 무시하고 억압할 수 있겠는가.

 

부부 관계도 이런 식으로 풀어가야 한다. 남편이나 아내에게 잘 해 주는 것 자체를 내 삶의 보람, 내 삶의 즐거운 놀이로 삼아 배려해 주고 사랑해 주면 남편이나 아내는 무척 고마워할 것이다. 그러면 둘 다 행복해질 수 있다. 그리고 둘 다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다. 자기가 주체가 되지 못하고 무엇인가 바라는 것에 종속되어 있으면 즉, '내가 너를 사랑하는데 너는 나에게 무엇을 해 주겠느냐?'라는 식이면 아내는 기생 수준을 못 벗어나게 된다. 남편 역시 마찬가지다.

 

앞으로는 세계의 흐름도 그렇게 될 것이다. 이제까지는 군사력, 정치력, 경제력, 정보력 따위가 세계를 지배했지만 앞으로는 도덕성이 아주 중요한 파워가 된다. 도덕성이 세상을 움직이는 시대가 바로 성군정치의 시대다. 이런 에를 우리는 NGO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도덕적 태도를 지닌 몇 명 안 되는 사람들이 세상의 문제를 거론하고 자신들의 바른 견해를 관철시킨다. 이것이 바로 도덕성의 힘이다. 이런 도덕성의 시대가 가능하려면 사람들이 저마다 수행을 통해 자기 자신의 욕심을 다스리고 자기 견해의 고집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정신적인 해방이 가능하다. 노동해방, 여성해방 등 모든 해방운동은 궁극적으로 정신적인 해방운동이 되어야 한다.

 

(법륜스님, "마음의 평화, 자비의 사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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