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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적 삶을 통한 노동과 놀이의 일치 (1) : 무엇을 하든 놀이를 하듯이 즐겁고 보람있게, 자기 스스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문

세상 이야기

주체적 삶을 통한 노동과 놀이의 일치 (1) : 무엇을 하든 놀이를 하듯이 즐겁고 보람있게, 자기 스스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독립출판 무간 2016. 9. 1. 08:19

불교의 보살행에서 한쪽으로 치우친 사고방식을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보살행을 하는 것이 바로 자기실현이다. 보살은 노동을 통해서 자기를 실현한다. 마치 돈 내고 놀듯이 즐겁게 재미있게 일한다. 이렇게 노동이 놀이가 되는 것이 진정한 노동해방이다. 노동과 놀이를 나눠서 전문적으로 노동하는 사람과 전문적으로 노는 사람을 더 이상 만들지 말아야 한다. 운동과 수행도 마찬가지다. 전문적으로 운동하는 사람과 그것을 구경하는 사람,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사람과 그들을 후원하고 지지해 주는 사람으로 더 이상 나누지 말아야 한다. 즉,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 노동하고, 스스로 놀며, 스스로 운동하고, 스스로 수행하는, 모두가 주인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무엇을 하든 놀이를 하듯이 즐겁고 보람있게, 자기 스스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노동과 놀이가 일치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이제는 '노동은 나를 착취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노동을 자기실현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하는 괴로운 곳이었던 직장이 자기실현을 할 수 있는 삶의 터전으로 바뀌게 된다. 우리 사회는 지금 어떤 일을 해도 굶어 죽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직업을 선택할 때 월급에 구애받지 않고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월급 200만 원 받는 직장에 다니면서 쌓인 스트레스 푼다고 술값으로 100만 원을 날리느니, 처음부터 100만 원 받으면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업을 찾자는 것이다. 그러면 그것이 일인 동시에 놀이가 된다. 그렇게 바꿔 나가면 인생이 달라진다.

 

젊어서는 하기 싫은 일을 하고, 나이 들었을 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나를 실현하겠다는 생각은 어리석다. 낮에는 일하고 저녁에는 놀면서 자기를 실현하겠다는 생각도 역시 어리석다. 그러다가 내일 당장 죽어 버리면 자기실현도 못 해보고 죽으니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바로 직장에 가는 것이 자기실현이고, 일 하는 것이 자기실현이며, 법문 듣는 것도 자기실현이고, 연등 다는 것도 자기실현이며, 법문 듣는 것도 자기실현이고, 강의하는 것도 자기실현이다. 삶의 모든 일이 전부 자기실현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생각을 바꾸지 못하기 때문에 놀이와 노동, 자기실현과 노동을 나누어 놓고 산다. 그래서 일주일 내낸 죽도록 일하고 주말에는 스트레스 푼다고 놀면서 또 엄청나게 몸과 마음을 혹사한다. 자기실현은 뒤로 미뤄 놓고는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술값으로, 건강에 해로운 담뱃값으로 다 써 버린다. 그런데도 도대체 뭐가 잘못됐는지를 모른다. 그래서 법문 듣고 삶의 의미를 찾는 것보다는 건강 나빠지는 술자리를 더 좋아하고, 공기 나쁜 나이트클럽에서 담배 피우며 죽도록 몸을 흔들어댄다. 그 시간에 밭에 나가서 일을 하면 운동도 되고 남에게 칭찬도 듣고 돈도 벌고 할 텐데 그런 것은 하기 싫어한다.

 

산에서 나무해 오는 것은 노동이라고 싫어하지만, 배낭에 온갖 잡동사니를 넣어서 그 무거운 것을 매고 산꼭대기까지 오르는 것은 아무리 힘이 들어도 좋아한다. 스스로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바로 인생이 즐겁고 행복해진다. 도대체 사람들은 언제쯤이면 이런 사실을 깨달을까?

 

정토회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자원봉사로 일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걸 놓고 오해를 많이 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다를 것이 전혀 없다. 200만 원의 월급이 통장으로 들어왔다가 생활비 얼마, 전기료 얼마, 수도료 얼마로 다 자동인출되고 나니 남는 게 없다는 것이나, 정토회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는 것이나 결과적으로 마찬가지인 것이다. 이렇게 월급이라는 게 없으면 저임금이니 고임금이니 하고 골치 아플 것이 없다. 고임금이라고 욕 얻어먹을 이유도 없고, 저임금이라고 멸시당할 이유도 없다. 머지 않아 사람들의 생활이 모두 그렇게 될 것이다. 옛날에 스님들이 바랑 하나 지고 살았듯이 이사갈 때는 가방 하나만 달랑 들고 가면 되고, 직장도 마찬가지여서 영국에 가서 살고 싶으면 컴퓨터 두드려 보고 청소부든 트럭 운전수든 일거리 찾아 거기 가서 일하고 살면 된다. 그러니 평생직장이라고 할 것도 없고, 직장에서 떨려 나왔다고 죽는 소리할 필요도 없다.

 

(법륜스님 지음, "마음의 평화, 자비의 사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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