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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왕, 마를 캐다!

독립출판 무간 2016. 8. 29. 17:00

백제의 무왕은 어린 시절엔 아주 불우한 생활을 했습니다. 왕실 출신이었지만 그가 태어나기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그는 어린 시절에 산과 들을 떠돌며 '마'를 캐서 팔아 근근이 살았습니다.

 

'마'는 요즘에는 자주 볼 수 있는 식품은 아니지만 몸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는 무처럼 땅 속에서 자라는 뿌리채소입니다. 그런데 백제에서는 이 마를 많이 먹었던가 봅니다. 음식이란 많이 생산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드는 법이지요. 그래서 음식의 재료도 시대마다 조금씩 바뀝니다. 백제시대에는 특별히 재배되는 야채가 많지 않았을 테니까, 야생에서 캐는 마와 같은 식물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한편 백제 무왕은 어린 시절에 '서동'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서동'이란 '마를 캐는 아이'라는 뜻입니다. 서동이 무왕이 되기 전, 어렸을 적에 대해 이런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서동은 부지런히 마를 캐며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러던 중 신라의 진평왕에게 딸이 셋 있는데, 셋째 딸 선화공주가 가장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서동은 그 이야기를 듣고는 마를 한 가마니 캐서 짊어지고 신라의 수도 경주로 떠났습니다.

 

경주에 도착한 서동은 골목마다 돌아다니며 골목에서 노는 아이들에게 맛있는 마를 하나씩 나누어 주면서 다음과 같은 노래를 가르쳐 주고 그 노래를 부르게 했습니다.

 

"선화공주는 남들 몰래 사랑을 하네.

서동을 밤마다 몰래 안고 간다네."

 

이 노래는 곧 경주의 골목골목에서 불려지더니 마침내는 궁궐에까지 전해졌습니다. 결국 그 노래는 진평왕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진평왕은 크게 진노하여 선화공주를 멀리 귀양 보내 버리기로 했습니다. 한편 왕비는 불쌍한 딸에게 몰래 순금을 한 말 주었습니다.

 

선화공주는 순금을 안고 귀양길에 나섰습니다. 그 때 서동이 선화공주 앞에 나타나 자기의 정체를 밝히고 함께 백제로 갔습니다. 공주는 어머니가 준 금을 보여 주며 이것으로 집도 마련하고 살림도 준비하자고 하였습니다. 서동은 금덩어리르 보더니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내가 어릴 때부터 마를 캐던 곳에는 이런 것들이 흙처럼 쌓여 있다요."

 

둘은 그 곳으로 가서 금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신라의 진평왕에게도 많은 금을 보냈습니다. 결국 진평왕은 서동을 사위로 인정하게 되었답니다. 그 후 서동은 백제의 무왕이 되었습니다.

 

(김아리 글, 정수영 그림, 밥 힘으로 살아온 우리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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