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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이야기

우리음식의 기원 : 신숙주를 욕하는 숙주나물

독립출판 무간 2016. 8. 29. 12:15

 

녹두는 백 가지의 독을 풀어 준다는 말에 걸맞게 몸에 좋은 식품입니다. 녹두를 이용한 음식으로는 녹두죽, 녹두 빈대떡, 청포묵 등이 있습니다. 또 녹두를 발아시켜서 먹는 숙주나물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DAUM 백과사전)

 

숙주나물은 녹두로 만듭니다. 녹두에 물을 주면 배아에서 하얀 줄기가 뻗어 나옵니다. 콩에서 콩나물이 나오는 것과 같은 원리이지요. 그렇다면 이름이 녹두나물이어야 할 터인데 왜 숙주나물이라고 부를까요?

 

숙주나물의 '숙주'는 원래 조선시대 인물인 신숙주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신숙주는 조카인 단종 임금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자신이 임금이 되었던 세조를 모셨던 인물입니다. 신숙주는 세조를 도왔기 때문에 선비들에게 미움을 받았습니다.

 

한편, 신숙주는 외국에 사신으로 왕래하면서 녹두에 발아하는 녹두나물을 들여온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녹두나물은 날이 조금만 더위도 금방 쉬어 버립니다. 이 녹두나물을 보고 사람들은 신숙주가 원래 임금을 저버리고 새로운 임금을 모시는 것과 같이 쉽게 변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성도 떼어 버리고 이름만 뭍여서 숙주나물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숙주나물은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하고, 고기와 같이 다져 만두 소로 넣어 먹기도 합니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 밭에 앉지 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 간다

 

이 노래는 우리 민족이 즐겨 불렀던 노래입니다. 그런데 요즘 어린이들은 청포장수가 무엇을 파는 장수인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청포란 녹두 전분으로 만든 청포묵을 가리킵니다.

 

그러면 가사에 왜 청포장수가 울고 간다고 했을까요? 녹두꽃이 핀 밭에 새가 앉으면 그만 녹두꽃이 떨어집니다. 녹두꽃이 떨어져 버리면 녹두가 열리지 못하지요. 녹두가 열리지 못하면 녹두로 청포묵을 만들어 파는 청포장수는 청포묵을 못 만들게 되니 당연히 울고 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청포묵은 우리 전통 음식에 자주 쓰입니다. 색깔 이름 중에 녹두색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녹두색은 말 그대로 녹두의 연한 녹색을 말합니다. 녹두로 묵을 만들면 희면서도 푸르스름한 기운이 돕니다. 그래서, 맑을 '청'자를 써서 청포묵이라고 부릅니다.

 

(김아리 글, 정수영 그림, 밥 힘으로 살아온 우리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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