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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밥과 반찬들 : 김치 감칠맛의 비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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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밥과 반찬들 : 김치 감칠맛의 비밀

독립출판 무간 2016. 8. 25. 09:25

 

김치는 무, 배추, 부추, 파 등이 주재료이며 여기에 여러가지 양념이 들어갑니다. 우선, 우리가 자주 먹는 배추김치에 들어가는 재료를 볼까요? 속이 꽉 찬 배추, 단군신화에 나오는 마늘, 건강에 좋은 파, 빨간 고춧가루, 향긋한 노란 생강, 소금과 젓갈 등이 들어갑니다.

 

김치의 맛은 바로 재료와 양념이 함께 어울려 변해 가는 맛에 있습니다. 김치가 익는다는 것은 재료와 양념이 서로 익숙하게 되어 가는 것, 즉 각기 가지고 있던 자기만의 맛을 다른 것이 맛과 합쳐 감칠맛을 내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는 중매자가 있습니다. 바로 유산균이라고 불리는 균입니다. 유산균 하면 쉽게 요구르트를 떠올릴 것입니다. 장에 유익한 균이라고 알려져 있지요. 바로 그 유익한 균이 김치가 익는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그래서 김치를 많이 먹는 사람들은 따로 요구르트를 먹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한편, 김치에 젓갈이 들어가면 더욱 구수한 감칠맛이 납니다. 첫갈은 작은 생선, 조개 등에 소금으 넣은 뒤 일정한 시간 동안 저장하여 만드는 발효 식품입니다. 김치에는 새우젓, 멸치젓, 까나리젓 등이 많이 쓰입니다. 젓갈 고유의 감칠맛이 김치에 들어가면 더욱 오묘한 우리나라 김치의 고유한 맛을 냅니다.

 

전통 발효 식품에는 젓갈 외에 된장과 김치가 있습니다. 옛날에는 대갓집 마님이 되려면 서른 여섯 가지 김치와 서른 여섯 가지 장, 서른 여섯 가지 젓갈을 담글 줄 알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발효 식품이 발달되어 있고 또 그것을 즐겨 먹었습니다.

 

젓갈의 역사는 매우 오래 되었습니다. 신라 신문왕의 왕비가 결혼할 때 가져온 것 중에는 쌀, 장 등과 함께 젓갈도 있었습니다. 젓갈은 고려 시대에도 많이 먹었던 반찬이었습니다. 조선 시대에도 여러 가지 젓갈이 있는데, 무려 150 종류나 되었다고 합니다. 중국 명나라에 보낸 선물 중에 대합, 잉어, 조기, 홍합, 가자미, 밴댕이, 굴 등으로 담근 젓갈이 포함되어 있을 정도로 품질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젓갈이 김치에 들어가기 시작한 것은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고추가 들어오면서 젓갈을 함께 넣었습니다. 고추와 젓갈이 배추 속에서 만나 멋진 맛의 합주를 시작한 것입니다. 우리가 먹는 맛있는 김치는 이러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김아리 글, 정수영 그림, 밥 힘으로 살아온 우리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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