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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이야기

김치... 1년 내내 채소를 먹을 수 있는 방법

독립출판 무간 2016. 8. 2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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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는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반찬으로 꼽힙니다. 갓 지은 뜨거운 밥에 잘 익은 김치 한 쪽. 그 맛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에 나가 있을 때 가장 그리워한느 우리의 맛이지요. 최근에는 김치가 맛과 영양, 그리고 건강을 위해서도 매우 뛰어난 식품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늦가을부터 겨울 내내, 봄이 와서 싹이 나기 전까지 채소를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냉장고도 없었고, 요즘같이 일 년 내내 신선한 채소를 기르는 비닐 하우스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채소로 김치를 담가 놓으면 겨우내 채소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곡식을 주식으로 먹는 우리 민족에게는 채소 반찬이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곡식만 먹으면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을 채소에서 보충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채소를 날로 먹으면 많이 먹을 수가 없습니다. 또한 채소가 나지 않는 계절도 문제였습니다. 이런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소금, 간장, 식초 등입니다. 그 중에서도 소금이 가장 중심이었습니다. 그래서 채소를 소금에 절인 음식이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이므로 오래 전부터 소금을 만들어 사용할 줄 알았습니다. 소금을 이용하여 바다에서 나는 어류나 조개로 담그는 젓갈은 유래가 아주 오래 되었습니다. 젓갈은 어류나 패류에 소금을 뿌려 오래 저장해 먹을 수 있게 한 것입니다. 그러한 방법을 채소에 이용한 것이 김치의 시작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 시대에 이미 절인 김치를 먹었습니다. 속리산 법주사에는 돌로 된 독이 있는데, 이것은 신라 선덕 여왕 때 만든 김칫독이라고 합니다. 물론 김치라고는 하지만 지금처럼 여러 양념이 들어가지 않고 소금으로만 절인 것이었습니다.

 

겨울이 긴 우리나라에서는 초겨울이 되면 서둘러 겨우내 먹을 김장 김치를 담급니다. 예전엔 일 년에 두 번 큰 행사가 있었습니다. 봄에는 한 해 먹을 장을 담그고 초겨울에는 겨우내 먹을 김장을 담그는 것입니다.

지금은 먹을 반찬이 많지만, 먹을 것이 별로 없던 시절에는 김장하는 양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한 집에서 배추를 몇백 포기씩 담그기도 했습니다. 그 많은 김치를 담그려면 여러 사람의 손길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이웃끼리 서로 도와 가며 품앗이를 했습니다. 오늘은 우리 집에서 동네 사람들이 다 거들어 김치를 담그고, 내일은 옆집에 가서 김치 담그는 것을 도와 주었습니다.

 

또 김장 김치 담글 때 빼놓을 수 없는 즐거운 일이 있습니다. 김장을 담그면서 절인 배추 잎에 김장 양념을 싸서 그 자리에서 직접 먹는 맛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이웃끼리 품앗이 할 때는 미리 돼지고기도 삶아 놓았습니다. 돼지고기를 얹고 양념을 올린 절인 배추 쌈을 만들어 서로의 입에 넣어 주며 맛과 정을 먹었습니다. 이렇게 11월 말부터 정겹게 김장을 모두 마치고 나면 겨울 반찬 걱정은 없었습니다. 김치는 비타민이 많아서 겨울 건강을 보장해 주는 식품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김치를 어떻게 보관했을까요? 추운 겨울에는 얼기 쉽고 더운 여름에는 빨리 시어 버려 김치는 보관이 어렵습니다. 요즘에는 냉장고나 김치 냉장고가 있어서 그런 걱정 없이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전에도 방법은 있었습니다. 여름에는 시원한 우물 속이나 계곡에 김칫독을 담가 온도를 낮췄습니다. 또 겨울엔 땅 속에 김칫독을 파묻어서 어는 것을 막았답니다.

 

(김아리 글, 정수영 그림, 밥 힘으로 살아온 우리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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