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무간
애기똥풀 : 독성이 있어서 음식으로 먹지 않는 것 본문
(사진출처 : Daum 검색 자연박물관 포토)
농장으로 가는 길, 4~5월이면 아파트 담벼락 틈 사이에 노랑꽃이 핀다. 미산동 사무실 마당, 세월이 흘러 시멘트가 갈라지고 터지고 한 담벼락 근방에 애기똥풀이 가득하다. 노랗게 그들만을 영역을 가지고 있는지라 그들이 커가는 대로 놓아둔다. 어느 날 보니 애기똥풀이 쓱싹 잘려진 채 마당에 뒤덮여 있다.
"아니 누가 잘랐어?"
"이 선생님이 아까 낫으로 치던데요"
농장 식구가 앞마당을 깨끗이 한다고 머위, 광대나물, 짚신나물, 부추, 애기똥풀 등을 사정없이 이발해버린 것이다. 이발을 하면 계속 해야 하기 때문에 나는 가급적 싹 밀어버리는 이발이 아나라, 잘 솎아주는 이발을 하려고 한다.
"애기똥풀은 먹지도 못하잖아요"
그는 자신이 베어버린 것을 한편으로는 미안해 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애기똥풀은 독성이 있어 잘 먹지는 못하지만 우리주변에 너무 쉽게 볼 수 있는 풀이라 애기똥풀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기여를 하고 있는지를 알려주고 싶다.
'애기똥풀'이라는 이름은 줄기를 자르면 나오는 노란 즙이 건강한 아기의 똥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것이다. 똥 얘기가 나온 김에 한마디 하자면, 똥을 보면 그가 무엇을 먹었는지 알 수 있다. 푸성귀를 많이 먹은 똥은 푸른똥이다. 고기와 소주를 먹은 똥에서는 지독한 냄새가 난다. 고기의 부퍠한 냄새, 게다가 소주 냄새까지 진동을 하는데, 똥색깔마저 검다. 이른바 피똥을 싼 것이다. 25도라 해도 소주가 들어가면 표피의 모세혈관이 파괴된다. 음식 찌꺼기와 함께 나온 배설물은 죽은피라서 색깔이 검다. 이런 똥은 똥개조차도 외면한다. 하지만 현미잡곡을 먹은 똥은 확실히 다르다. 황변이다. 어린아이들의 건강함을 상징하는 노란 똥이다. 적당한 식이섬유가 들어가서 흡수할 것과 내보낼 것을 내장이 골라 황색 똥을 내보낸 것이다. 황색 똥은 건강함의 상징이다.
다시 애기똥풀 이야기로 돌아가자. 애기똥풀은 얼마나 샛노란지 그 즙이 살에 묻으면 잘 지워지지 않는다. 노란 염료로는 최고다. 그래서 예로부터 천연 염료로 사용해왔다. 또 애기똥풀의 노란즙을 사마귀가 난 곳에 바르면 사마귀가 없어진다. 박주가리 줄기에서 나오는 하얀 즙도 그렇다. 사마귀를 없앨 정도이니 독성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약으로는 쓰지만 녹즙의 원료로는 이용할 수 없다. 애기똥풀은 식물체 내에 독성이 있기 때문에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한방에서는 '백굴채'라 하여 꽃과 잎줄기를 모두 약용으로 쓴다. 질병에 따라 생풀을 쓰기도 하고 말려서 쓰기도 한다.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용도로는 생잎줄기를 적당히 잘라서 약용 알코올에 담가 두었다가 모기나 벌, 송충이 등에 쏘여서 가려울 때 그 액을 탈지면에 묻혀 바르면 효과가 있다. 하지만 애기똥풀은 정원에서 가꾸는 어느 꽃보다 귀엽고 예쁘다. 애기똥풀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애기똥풀을 보면서 애기똥풀처럼 건강하고 순박하게 살라고 하는 것은 아닐런지. 애기똥풀이라는 잡초는 어느 것에도 전혀 방해가 되지 않는다. 그들은 언제나 가장자리에서 노랗게 피기 때문이다. 싸늘한 기운이 들어오는 가을 초입에도 살포시 꽃을 피워 하늘거리며 자신의 존재를 보이고 있을 따름이다.
(변현단 글 / 안경자 그림, "약이 되는 잡초음식, 숲과 들을 접시에 담다")
'풀꽃세상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비꽃 : '만사 뜻대로 이루소서.' 오랑캐 머리를 닮은 제비꽃 (0) | 2016.08.13 |
---|---|
잡초술에 취해볼까? (0) | 2016.08.13 |
잡초차를 즐기면 건강해진다! (0) | 2016.08.13 |
질경이 : 생명을 잉태하는 방식, 밟혀야 살아남는다! (0) | 2016.08.13 |
잡초를 즐기는 몇가지 방법 : 절여 먹기, 잡초 샤브샤브 (0) | 2016.0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