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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이야기

농업을 장려하고, 지역의 생산자를 보호하기 위한 실용적인 제안들

독립출판 무간 2016. 8. 10. 11:00

(농업을 장려하고 지역의 생산자를 보호하기 위한) 실용적인 제안을 몇 가지 하겠다.

 

첫째, 이탈리아 국회의원 카르미네 나르도네가 제안한 아이디어이다. 그는 사라질 위기에 직면한 과실수 1,500종을 구할 방법을 제시했다. 슬로푸드 총본부도 와인 생산자들에게 적극 동참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요지는 포도나무 이랑 사이에 과실수를 심어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환경의 일부를 재창출하자는 것이다. 이탈리아 피에몬테의 랑게와 발롤리첼라, 키안티클라시코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와인을 생산하는 마을의 정원이나 녹지대에 갖가지 종류의 과실수를 심었다. 이렇게 우리는 이탈리아에 첫 생태박물관을 세우는 중이다. 이 살아 있는 전시장에서 여러 가지 귀중한 과실수가 살아남게 될 것이다. 이것은 유전공학이 각광을 받는 시대에 유전자를 보존하는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둘째, 방주법을 제정하자는 것이다. 카스텔마그로 치즈, 산다니엘레 햄, 그라나파다노 치즈 등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자랑스러운 유산이다. 이런 제품을 보면 우수식품을 평가하고 보호하여 문화적 유산으로 인정하는 법안을 제정하는 일이 얼마나 시급한 문제인지 알 수 있다. 이러한 지식과 문화를 미래 세대에 전달하려 애쓰는 사람들들의 노력을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

 

셋째, 우리는 미각교육 캠페인이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 조직이 존재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슬로푸드는 미각훈련의 문화적인 가치를 인정하고 후원해 왔다. 혀와 코만 제대로 활용해도 대단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얻은 지식은 즐거운 경험을 가져다 주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절제와 자각을 아울러 갖추어야 완전한 지식이 된다. 더욱이 맛을 제대로 알려면 이들 요소가 모두 동원되어야 한다. 맛은 즐겁게 배울 수 있고 지혜롭게 향유될 수 있는 지식이다. (중략)

 

물질문화... "매우 심각할 정도로 여러가지 맛이 사라지고 있다. 이는 반드시 막아야할 일이라 생각한다. 특히 음식은 농업의 문제이고, 농업은 농촌의 문제이며, 농촌은 문화의 문제다. 문화도 물질문화의 규모가 예술문화보다 더 크다. 물질문화는 인간 행위 전반에 걸친,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다. 그리고 맛은 문화에 의미를 부여하는 그 무엇이다." (루치아나카스텔리나 유럽의회 문화위원회 위원장)

 

삶의 질... "세상이 갈수록 빨라지고 경쟁도 심해져 정신을 못 차릴 정도이지만, 그렇다고 전통과 토속제품과 오랜 관습을 지키려는 노력이 줄어들진 않는다. 규격화된 제품을 싫어하는 제조업자도 있고, 이들을 적극 지원하는 지방이나 국가기관도 있다. 그러나 '문화적 자산'이라할 만만 제품을 보호해야 한다고 목청 높이는 것만으로는 할 일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 경제적으로 가치 있는 자원을 가꾸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특색 있는 품종이나 어느 지역만의 고유한 제조방식을 보존하자는 주장이 말뿐이어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런 자산을 보존하는 일에 직접 관여하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높여주어야 한다." (엔초기고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역의회 의장)

 

새로운 가치... "나는 와인과 음식 전통도 그 나라 문화를 상징하는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정치가들은 구체적 조치를 마련하여 이 같은 자각을 일깨워야 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맛을 지닌 음식들이 규격화되거나 아예 사라지고, 독특한 취향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지는 현상도 실은 가치가 규격화되고 몰가치적인 사고방식이 세상을 지배한 결과다. 그러므로 몇몇 엘리트들을 위해 미각의 방주를 짓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규모의 가치관을 새롭게 규정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윌러보르돈 이탈리아 환경문화부 차관)

 

(카를로 페트리니 엮음 / 김종덕.이경남 옮김, 슬로푸드-느리고 맛있는 음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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