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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담노" 제18장 : 사람으로서의 정서를 거스르면서까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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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담노" 제18장 : 사람으로서의 정서를 거스르면서까지

독립출판 무간 2018. 7. 9. 11:07


18

 

 

대도폐大道廢, 유인의有仁義. 혜지출慧智出, 유대위有大僞. 육친불화六親不和, 유효자有孝慈. 국가혼란國家昏亂, 유충신有忠臣.

 

큰 도가 무너지자, 인의仁義가 생겨났다. 지혜가 생겨나자, 큰 거짓이 생겨났다. 육친六親이 화목하지 못하자, 효성과 자애가 생겨났다. 나라가 혼란하자, 충신이 생겨났다.

 

 

어떻게 큰 도가 무너지자, 인의仁義가 생겨났음을 아는가? “육친이 화목하지 못하고, 나라가 혼란하자, (일부러 일삼은) 충신과 효자가 생겨났음으로써, 그것을 아는 것이다. 어떻게 지혜가 생겨나자, 큰 거짓이 생겨났음을 아는가? (저절로 그러한) 사람으로서의 (기본적인) 정서를 거스르면서(까지 일부러 일삼은) “의 명분을 따르는 사람이 있음으로써, 그것을 아는 것이다(何以知大道廢, 而有仁義也? 以親不和國昏亂, 而有忠孝, 知之. 何以知智慧出, 而有大僞? 以有違情以徇忠孝之名者, 知之).

 

해 설

공자에게 있어서 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어야할 가장 기본적인 정서로서 그것은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본질이다. 그리고 는 그러한 이 잘 실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규칙이다. 따라서 도덕적 인간완성, 도덕적 사회실현을 목적으로 삼는 공자의 철학체계 속에서 는 핵심적인 덕목들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만물 또는 세계의 스스로 혹은 저절로 그러한 생겨남, 상관됨, 변화함의 양태와 양식을 모델로 하는 인간과 사회를 목적으로 삼는 노자의 철학체계에 비추어 본다면, 그러한 덕목들은 만물 또는 세계 스스로 혹은 저절로 그러한 생겨남, 상관됨, 변화함의 양태와 양식으로부터 이탈된 채, 정서적·육체적 편안함 내지 정신적·물질적 이로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개인적으로 지향하는 욕구나 가치, 사회적으로 합의된 목표나 이상 등을 실현하기 위해서 인간이 일부러 일삼아 만들어낸 가치들일 뿐이다.

그런데 우리가 주목해야할 점은 노자의 무위(無爲 : 2)”가 정서적·육체적 편안함 내지 정신적·물질적 이로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개인적으로 지향하는 욕구나 가치, 사회적으로 합의된 목표나 이상 등이 반영된 기준에 따라서 만물 또는 세계를 한정하거나 분리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면서 동시에, 그렇게 한정되거나 분리되는 것 이 외의 것들에 대한 열림요청이듯이, 노자의 ”, “지혜慧智”, “효성자애”, “등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그것들에 도달하도록 일부러 일삼아 강요되지 않고, 그것들에 따라 모든 것들을 통일하도록 일부러 일삼아 강제되지 않으며, 그것들로부터 일탈된 것들에 대해서 일부러 일삼아 억압되지 않는 그러한 인간과 사회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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