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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이야기

공부 담 쌓은 열등생, 이젠 '곤드레'로 억대 버는 청년농부

독립출판 무간 2018. 1. 6. 20:50

공부 담 쌓은 열등생, 이젠 '곤드레'로 억대 버는 청년농부



스물일곱 청년이 태백산맥 골짜기에서 16500규모 곤드레(고려엉겅퀴) 농사를 짓는다. 도시에 가고 싶지 않냐고 묻자 공기도 물도 안 좋아 대학 때 피부가 뒤집어졌다. 쓰레기장에서 살기 싫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박상봉(27) 씨는 지난해 농사로만 순수익 1억원을 올린 청년 농부다. 2013년부터 5년째 고향인 강원 정선 여량면에서 고추와 피망, 곤드레를 재배하고 있다.

 

3 때 동네 식당에 온 관광버스를 보고 한국농수산대학교(한농대)가 있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됐다. 국립대 학비 전액 지원에 영농활동으로 군 대체복무가 가능했다. 지원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설립 초기라 내신 30%, 영농기반 70%로 학생을 모집했는데, 경쟁률 1.21을 간신히 뚫었습니다.” 20102월 채소학과에 입학했다.

 

한농대에 갔다고 다 농사로 인생역전을 하는 건 아니다. 그래도 산골 청년에겐 세상 물정에 눈을 뜨는 기회가 됐다. 해외 현장실습 선발에서 뽑혀 미국 올란도 화훼농장에서 6개월간 연수를 했다. “난생처음 코피 나게 공부해서 토익 점수를 300점에서 380점까지 올린 덕에 얻은 기회였어요.

 

졸업 후 고향으로 돌아온 박 씨는 무거운 현실과 마주했다. 어머니가 집을 나갔고, 아버지 앞으로 된 빚이 2억원에 달했다. 그래도 젊음과 배짱이 무기였다. 농사에 대한 열정도 있었다. 어차피 한농대 졸업생 신분이라 군 대체복무를 포함해 최소 6년은 의무적으로 농사를 지어야 했다. 박 씨는 그때는 빚을 갚아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일단 농사를 지어야겠다는 게 먼저였다고 회상했다. 홀로 무작정 농협에 찾아가 대출을 신청했다.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기금(농신보) 담보로 1500만원을 받았다. 기존 빚 이자를 갚는 데만 매달 수백만원이 들었다.

 

처음 선택한 작물은 상품성이 좋은 고추와 피망이었다. 수요가 많은 홍고추·오이맛고추를 주로 심었다. 첫해 농사는 하늘이 도왔다. 일조량과 강수량이 뒷받침돼 연말에 8000만원 가량을 손에 쥐었다. “고추는 한 개 따면 500, 피망은 한 개 따면 1000원을 벌 수 있었어요. 밤늦게까지 헤드라이트를 쓰고 나가, ‘나무에서 돈을 줍는다는 생각으로 신나게 수확했죠.”

 

이듬해 농사는 평작 수준이었다. 연 수익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자, 곤드레 농사에 도전하기로 했다. 강원도 정선은 곤드레 특산지다. 주변 농가 대부분이 곤드레나물을 재배했다. 박 씨는 신선한 아이디어로 다양한 시도를 했다. “톡톡 튀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한 번은 곤드레를 벤 부분에 항생제 계통의 약을 쳐 보기도 했습니다. 기존 살균제를 쳐도 계속 죽길래, 남들이 안 하는 걸 한 거죠.”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한 덕에 시세보다 비싼 값에 곤드레를 납품할 수 있었다. 2015년 이후 연 수익이 매년 올라 지난해에는 1억원 가량을 벌게 됐다.

 

국내에는 더 많은 젊은 농부가 필요하다. 성패를 막론하고 청년농의 절대적 숫자가 턱없이 부족해서다. 일자리를 찾는 청년이 많지만 그들에게 농사 도전은 아직 생소하다.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전국 40세 미만 농가 경영주는 11000명으로 전체 농가 경영인의 1.1%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추세대로라면 2025년에는 20~30대 청년 농장주 비율은 0.4%로 줄어든다는 게 농식품부 측 분석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청년창업농 1200명에게 영농정착지원금을 최장 3년간 최대 월 100만원 지원한다. 마상진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프랑스나 일본 사례처럼 정부 지원을 통해 40세 미만 농가경영주 비중이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하는 게 국가적으로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http://v.media.daum.net/v/20180106010119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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