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무간
왕필산책 : 도덕경 제67장 왕필주 "천하가 모두 "당신이 말하는 도는 크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말하는 도와 닮지 않은 데가 있는 듯하다"고 일컫는다 본문
왕필산책 : 도덕경 제67장 왕필주 "천하가 모두 "당신이 말하는 도는 크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말하는 도와 닮지 않은 데가 있는 듯하다"고 일컫는다
독립출판 무간 2017. 12. 26. 20:53제 67 장
천하개위天下皆謂, 아도대我道大, 사불초似不肖. 부유대夫唯大. 고사불초故似不肖. 약초若肖, 구의久矣, 차세야부且細也夫!
아유삼보我有三寶. 지이보지持而保之. 일왈자一曰慈, 이왈검二曰儉, 삼왈불감위천하선三曰不敢爲天下先.
자고능용慈. 故能勇.
검고능광儉. 故能廣.
불감위천하선不敢爲天下先. 고능성기장故能成器長.
금사자今舍慈, 차용且勇.
사검舍儉, 차광且廣. 사후舍後, 차선且先. 사의死矣!
부자이전夫慈以戰, 즉승則勝.
이수以守, 즉고則固. 천장구지天將救之. 이자위지以慈衛之.
천하가 모두 “당신이 말하는 도道는 크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말하는 도道와) 닮지 않은 데가 있는 듯하다”고 일컫는다. 무릇, (내가 말하는 도道는) 오직 크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말하는 도道와) 닮지 않는 데가 있는 듯한 것이다. 만약, (내가 말하는 도道가 다른 사람이 말하는 도道와) 닮은 데를 찾는다면,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닮은 데가) 세세하게 많을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세 가지 보물을 가지고 있다. (그것들을) 지키고, 그것들을 따른다. 첫째를 ‘자애로움’이라 일컫고, 둘째를 ‘검소함’이라 일컬으며, 셋째를 ‘감히 천하의 앞이 됨을 일삼지 않음’이라 일컫는다.
자애로우라. 그러므로 용감할 수 있다.
검소하라. 그러므로 널리 베풀 수 있다.
감히 천하의 앞이 됨先을 일삼지 말아라. 그러므로 그릇됨器을 이룰 수 있고 자라남長을 이룰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의 통치자는) ‘자애로움’을 내버린 채, 용감하다.
‘검소함’을 내버린 채, 널리 베푼다. ‘뒤에 섬後’을 내버린 채, ‘앞에 섬先’을 일삼는다. (그러므로 그릇됨과 자라남을) 이루지 못한다!
무릇, (통치자가) ‘자애로움’으로써 싸운다면, 이길 것이다.
(‘자애로움’으로써) 지킨다면, 견고할 것이다. 장차, 하늘이 그를 도와줄 것이다. (장차, 하늘이 그 ‘자애로움’에 “상합(相合 : 제32장)”함으로써) ‘자애로움’으로써 그를 지켜줄 것이다.
天下皆謂, 我道大, 似不肖. 夫唯大. 故似不肖. 若肖, 久矣, 且細也夫!
“久矣其細”는 “그 세세한 부분에서 닮은 데가 많기 때문에 그것들을 찾아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고 일컫는 것과 같다. (“내가 말하는 도道”가 다른 사람이 말하는 도道와 “세세한 부분에서 닮은 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똑같이 닮았다’고 일컫지 않은 것은 ‘똑같이) 닮았다’고 일컫게 되면, (“내가 말하는 도道”가 다른 사람이 말한 도道보다) 크게 되는 이유를 상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若肖, 久矣其細也夫!”고 일컬은 것이다(久矣其細, 猶曰其細久矣. 肖, 則失其所以爲大矣. 故曰若肖, 久矣其細也夫!).
慈. 故能勇.
(통치자가 전쟁터에서) “자애로움”으로써 진陳을 펼치면 승리할 것이며, “수비한다면 견고할 것이다.” (통치자가 자애로움으로써 진을 펼치거나 수비하게 되면, 백성이 싸우거나 지키는 데 있어서) 능히 용감해지기 때문이다(夫, 慈以陳則勝, 以守則固. 故能勇也).
【해 설】
왕필주 “慈以陳則勝”에서 陳은 군사軍士의 대오隊伍를 편성하거나 배치한다는 의미이다.
儉. 故能廣.
(통치자가) 절약하고 검소하며 씀씀이를 아끼게 되면, 천하가 궁핍해지지 않는다. 따라서 능히 널리 베풀 수 있게 되는 것이다(節儉愛費, 天下不匱. 故能廣也).
不敢爲天下先. 故能成器長.
(통치자는) 오직 그 몸을 (백성의) ‘뒤’가 되어야 하고, (그 몸을 백성의) ‘밖’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백성이 되돌아오는 바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한 다음에야, 이내 능히 (그 몸이 백성의 ‘앞’과 ‘안’에) 서게 되고, (백성의) 그릇됨器을 이루게 된다. (다시 말하면, 그렇게 한 다음에야, 이내 능히) 천하를 이롭게 할 수 있고, 백성을 자라나게 할 수 있는 것이다(唯後外其身. 爲物所歸. 然後乃, 能立成器. 爲天下利, 爲物之長也).
【해 설】
왕필주 “後外其身”은 제7장 “後其身而身先, 外其身而身存”과 의미가 통한다.
왕필주 “爲物所歸”에서 歸는 “따름(從 : 제57장)”을 의미한다.
왕필주 “能立成器”에서 “器”는 사물(things)과 사건(event)의 ‘원인적’ 또는 ‘원리적’ 성질 내지 상태인 ‘본성’ 혹은 ‘본질’이 ‘결과적’ 또는 ‘현상적’ 상태 내지 형태로 발현된 ‘존재’ 혹은 ‘운동’을 의미한다. 이 때, ‘사물’과 ‘사건’, ‘원인’과 ‘결과’, ‘원리’와 ‘현상’, ‘본성’과 ‘존재’, ‘본질’과 ‘운동’ 등의 대별大別은 시간적 선후先後가 아니라 ‘논리적’ 선후를 전제로 삼는다. 왕필에게 있어서 “사물됨이나 사건됨物”은 “형상形”과 “형세勢”를 포괄하는데, 형상形은 ‘형태象’과 ‘상태狀’를 함축하며, 형세勢는 ‘성질性’과 ‘상태狀’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다음을 참조해 볼만하다. “사물됨이나 사건됨物은 생겨나면서 길러지고, 길러지면서 형상形을 갖추게 되며, 형상을 갖추면서 (형세勢에 의해서 사물이나 사건으로서) 이루어지게 된다. 무엇에 말미암아 생겨나게 되는가? 도道이다. 무엇을 얻어서 길러지게 되는가? 덕스러움德이다. 무엇에 말미암아 형상을 갖추게 되는가? 사물됨이나 사건됨이다. 무엇에 의해서 (사물이나 사건으로서) 이루어지게 되는가? 형세이다. 반대로, (형상은 사물됨이나 사건됨을) 말미암는다. 사물됨이나 사건됨이 없으면, 형상을 갖추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사물됨이나 사건됨이 사물이나 사건으로서 이루어지기 위해서 말미암는 것은) 형세이다. 사물됨이나 사건됨이 없으면, (형상을 갖추어질 수 없으며, 형상을 갖추어질 수 없으면, 형세에 의하더라도 사물이나 사건으로서)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무릇, ‘사물됨이나 사건됨이 생겨나게 됨所以’과 ‘사물이나 사건으로서 이루어지게 됨所以’은 모두 말미암는 바가 있다. 말미암는 바가 있다는 말은 도道를 말미암지 않음이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끝까지 되짚어 가면, 또한 도道에 이르게 된다. (끝까지 되짚어 가야지 도道에 이르게 되는 것은 ‘도道’, ‘덕스러움德’, ‘사물됨이나 사건됨’, ‘형상’, ‘형세’ 등과 같이) 그 말미암는 바에 따라서 각각 이름이 붙여져 있기 때문이다(物生而後畜, 畜而後形, 形而後成. 何由而生? 道也. 何得而畜? 德也. 何由而形? 物也. 何使而成? 勢也. 唯因也, 故能無物而不形. 唯勢也, 故能無物而不成. 凡物之所以生, 功之所以成, 皆有所由. 有所由焉, 則莫不由乎道也. 故推而極之, 亦至道也. 隨其所因, 故各有稱焉 : 제51장 왕필주).”
왕필주 “爲物之長”에서 長은 백성이 자신의 본성, 본성의 명령, 저절로 그러한 바에 “따른(法 : 제25장)” “삶(生 : 제50장)”을 의미한다.
今舍慈, 且勇.
“且”는 취한다取는 말과 같다(且, 猶取也).
夫慈以戰, 則勝.
(통치자가 ‘자애로움’으로써 전쟁에 임하면, 백성이) 서로 민첩하게 싸우며, 어려움을 피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이기는” 것이다(相慜, 而不避於難. 故勝也).
【해 설】
다음을 참조해 볼만 하다. “(전쟁을 할 때) 편장군이 왼쪽에 자리하고, 상장군이 오른쪽에 자리하는데, 전쟁을 상례喪禮로써 임한다는 뜻이다. 자기 나라 사람들의 죽음을 불쌍히 여기고 슬퍼하며 근심하는 한편, 전쟁에 이기더라도 상대 나라 백성들의 죽음 또한 상례로써 대하는 것이다(偏將軍居左, 上將軍居右, 言以喪禮處之。殺人之衆, 以哀悲泣之, 戰勝以喪禮處之 : 제3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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