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무간

자연환경을 따라가는 우리의 몸, 그러나 한국의 음식문화는 거의 모든 지역이 동일하다고 할 만큼 획일화되었다. 본문

먹는 이야기

자연환경을 따라가는 우리의 몸, 그러나 한국의 음식문화는 거의 모든 지역이 동일하다고 할 만큼 획일화되었다.

독립출판 무간 2016. 7. 30. 14:39

 

자연환경을 따라가는 우리의 몸, 그러나 한국의 음식문화는 거의 모든 지역이 동일하다고 할 만큼 획일화되었다.

 

아마존 원주민들은 자연환경에 길들여져 특이한 질병에 걸리는 일 없이 건강하게 살아왔다. 그런데 어느 날, 도시에서 사는 사람이 열대우림 아마존에 들어와 충균이 감염되어 생명에 위협을 받는다. 이에 도시사람들은 아마존의 충균이 생명에 치명적이라고 선전하면서 아마존에 살충살균제를 살포한다. 물론 도시인의 의도는 따로 있다. 불편과 장애 없이 아마존의 자원들을 수탈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아마존의 순환생태계를 유지해주던 충균들이 제거되면서 생태계가 무너지고, 아마존 사람들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에 죽어간다. 이 모두가 아마존의 자연환경과 그들의 생명을 무시한 채 획일화된 도시문명을 그대로 이식시킨 결과다.

 

우리 몸은 어머니 세대만이 아닌, 어머니의 어머니가 자랐던 자연환경과 그 자연 속에서 취했던 음식에 길들여진 것이다. '지금 먹는 것이 3대가 간다'는 말이 있듯이. 따라서 우리가 선택하는 음식도 지역적일 수밖에 없다. 추운 지역에서는 지방을 많이 먹지만, 더운 지역에서는 덜 먹는다. 북극에 사는 사람들은 주로 육식을 한다. 건강에 좋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에게 무작정 채식을 권할 수는 없다. 그들이 사는 곳의 기후와 동식물이 자라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간은 동일한 조건을 가진 지역에 존재하는 동식물을 먹음으로써 그 지역의 생태적 특성을 섭취하여 살아간다. 이것이 바로 음식문화다.

 

반면, 더운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지방성분이 많은 음식이 오히려 해롭다. 지방은 체내 열을 올리고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질병을 일으키거나 비만을 가져온다. 사람들은 대개 중국인들이 기름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체내 누적된 지방이나 장에 낀 기름을 제거해 주는 역할을 하는 차를 항상 음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것은 착각이다. 일부 지역의 음식문활르 전체롤 확대 해석한 오류에 지나지 않는다. 해안지방에서는 해산물 요리가 발달했고, 남부지방에서는 채식과 담백한 음식을 주로 먹는다. 고기조차 기름을 체거한 담백한 살코기 류가 많다. 이처럼 중국의 음식재료 및 조리방법은 지역과 기후, 생활방식에 따라 다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한국인의 식단은 예로부터 곡물과 채소 중심의 음식문화가 주류를 이루었다. '밥 힘'이라는 말처럼 '밥'을 주식으로 하는 곡식 문화가 발달했다. 푸성귀는 부수적이었다. 또 밥을 짓거나 국수를 밀 때도 잡곡을 즐겨 사용했다. 대표적인 찬거리가 되었던 된장과 간장 역시 콩으로 만들었다.

 

지역음식문화란 그 지역에서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자신의 체질이 무엇인지를 고려하는 토종문화다. 하지만 최근의 로컬푸드(local food)운동과는 다르다. 로컬푸드란 엄밀한 의미에서 지역토착음식을 말한다. 환경이 만들어낸 토착음식은 거의 사라진 지 오래다. 지역적 농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의 음식문화는 거의 모든 지역이 동일하다고 할 만큼 획일화되었다. 지역의 정체성이 상실된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의 로컬푸드운동은 푸드마일리지운동처럼 지역에서 생산된 것을 우선적으로 취하는 '이동거리 개념'에서 출발한다. 석유사용으로 인한 오염원인 탄소발생을 줄이고, 오일피크로 인한 석유사용을 최소화하여 대안적인 생활방식을 도모하는 것이다.

 

(변현단 글 / 안경자 그림, 약이 되는 잡초음식, 숲과 들을 접시에 담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