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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세상야

잡초와 들풀, 어떻게 다른가?

독립출판 무간 2016. 9. 30. 20:34

 

요즘, 들꽃(야생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마치, 들꽃이 우리 꽃을 대표하는 것처럼 말한다. 어쩌다가 다소곳한 들꽃 사진이라도 보면 우리 꽃이 더 예쁘다고 한다.

 

그런데, 들꽃은 주로 깊은 산 속에 자란다. 그래서 우리들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래서 저절로 자라는 들꽃을 보려면 심산유곡을 찾아가야 하고, 찾아간다고 해도 꽃이 반드시 피어있는 것이 아니고, 피어있다고 해도 여러 종을 같이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들꽃이라고 하면 말 그대로 산과 들에 자라는 들풀(야생초)의 꽃을 말한다. 들꽃을 잘 보존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모든 들풀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은연 중에 예쁜 꽃이 피는 들풀만을 말한다.

 

많은 사람들은 잡초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들풀이나 야생초 같은 좋은 말이 있는데, 굳이 고집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잡초도 저절로 자라는 풀이고, 들풀도 저절로 자라는 풀인데, 왜 꼭 잡초라고 하느냐는 것이다. 

 

어떤 학자는 잡초란 “원하지 않는 곳에 자라는 풀”이라고 하였다. 말하자면, 초청하지 않았는데 찾아오는 손님은 모두 잡초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모든 초본들은 잡초가 될 수가 있다는 것이다.

 

또 어떤 학자는 잡초란 “이용가치가 아직 밝혀지지 않는 풀”이라고 하였다. 현재는 가치가 별로 없기 때문에 잡초로 취급되고는 있지만, 앞으로 이용가치가 밝혀지면 잡초리스트에서 제외시켜 주겠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학자들과는 달리 보통 사람들은 잡초를 다른 눈으로 본다. 잡초를 그저 “끈질긴 풀”로 본다. 그들은 잡초를 “원하지 않는 풀”이라느니, “가치가 없는 풀”이라는 등의 말은 모른다. 그런데도, 학자들은 잡초를 자꾸 사람의 입장에서만 보려고 한다.

 

민들레, 냉이, 질경이 등은 어떤가? 아무리 나물용으로 재배되어도 잡초 리스트에서 빠질 수가 없다. 도꼬마리, 쑥, 새삼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귀하게 약용으로 쓰이더라도 잡초의 신분은 변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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